화웨이가 보안 문제에 적극 대응하며 SK텔레콤과 KT의 화웨이 5G 장비 선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5G 장비 선정과 관련된 보안 논란을 불식시키기 관련 최고 책임자가 직접 나섰지만 SK텔레콤과 KT의 화웨이 5G 장비 도입은 여전히 불투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 존 서포크 화웨이 글로벌사이버보안책임.
존 서포크 화웨이 사장 겸 글로벌사이버보안책임은 30일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보안과 관련된 요구를 한다면 따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인증이 있다면 당연히 그 인증을 취득할 것”이라고고 덧붙였다.
서포크 사장의 이런 발언은 화웨이 5G장비 도입을 둘러싼 보안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그동안 보안 논란과 관련해 여러차례 ‘근거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서포크 사장 역시 이번 인터뷰에서 “해마다 외부 평가자를 불러서 감사를 받게 하고 개선점을 찾고 있다”며 “막연하게 믿음이 안 간다는 우려에는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고 말했다.
화웨이의 5G 장비는 경쟁사보다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제기된 보안 논란에 발목이 잡혀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웨이 장비는 경쟁사 대비 30% 이상 저렴한데다 3.5GHz 대역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높은 점수를 줬다.
보안 논란만 종식된다면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과 KT도 화웨이 장비 도입을 적극 검토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하지만 화웨이 5G 장비 도입과 관련해 정부 쪽에서는 조금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7일 이동통신3사의 CEO들을 만난 자리에서 화웨이 장비 선정 논란과 관련해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다는 것은 서비스와 관련된 이야기고, 그 서비스를 구현하는 단말기는 통신 장비에 접속된다”며 “단말기가 우리 산업인 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세계 최초로 치고 나가는 것인데 그런 의미가 희석된다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5G서비스를 상용화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관련 산업의 육성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해석하기에 따라 국산 5G 장비를 쓰라는 권고로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대체할만한 국산 장비가 없다는 게 SK텔레콤이나 KT의 고민이다. 5G 서비스를 2019년 3월에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최소 9월부터 인프라 구축 등 서비스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5G 관련 장비의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적기에 3.5GHz대역 5G장비를 공급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은 13일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삼성전자가 제작한 3.5GHz 대역 5G 통신장비를 선보이며 “진정한 5G통신은 800MHz의 광대역을 10Gbps 이상으로 처리할 수 있는 28GHz 고주파 기술”이라며 "3.5GHz 대역에서도 최고의 기술과 제품으로 시장에 적기에 공급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기간 안에 3.5GHz대역 장비를 출시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LG유플러스와 달리 SK텔레콤과 KT는 4G네트워크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았다. 통신장비는 호환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놓고 보면 화웨이 장비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삼성전자 장비를 선택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KT 관계자는 “화웨이의 통신장비는 기술력이 뛰어나고 가격도 저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고려해야 할 사안이 많은 만큼 실제 도입을 놓고 아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