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권에 따르면 2분기 실적만 따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1등 자리를 1년여 만에 탈환했다. 순이익 6713억 원을 거둬 KB국민은행을 82억 원 차이로 근소하게 앞섰다.
위 행장이 지난해 3월 취임할 때부터 강조했던 글로벌사업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면서 1등 은행 탈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2분기에 해외에서 순이익 876억 원을 벌었다. 지난해 2분기보다 9.63% 늘었다.
신한은행 해외사업의 중심축을 맡고 있는 신한베트남은행뿐 아니라 중국법인과 인도네시아법인 등도 각각 흑자를 내면서 힘을 보탰다.
위 행장은 반년여 만에 1등 은행을 차지했지만 임직원들에게 격려와 당부를 아끼지 않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위 행장은 ‘2018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연말까지 박빙의 승부가 벌어질 텐데 신한은행은 영업력에서 1등을 놓쳐선 안 된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공격과 수비 모두가 중요하니 적극적 영업을 추진하는 한편 건전성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KB국민은행에 밀리고 있는 데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등의 추격도 매섭기 때문이다.
상반기 순이익 기준으로 보면 KB국민은행이 1조3533억 원을 거둬 1등 은행 자리를 지켰다. 그 뒤로 신한은행(1조2718억 원), 우리은행(1조2369억 원), KEB하나은행(1조1933억 원) 순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KB국민은행을 제외한 세 곳의 순위는 모두 바뀌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한 계단씩 올라섰고 KEB하나은행은 두 계단 내려갔다.
시중은행 4곳의 순이익 격차도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년 전보다 줄었다. 선두 은행과 4위권 은행의 순이익 격차는 지난해 상반기 2104억 원에서 1600억 원으로 줄었다.
위 행장 개인으로 봐도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만큼 사실상 올해 실적이 연임을 위한 발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KB국민은행에 뺏겼던 ‘리딩 뱅크’ 지위를 올해 확실하게 되찾아 신한금융그룹의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하면 위 행장의 연임가도에 큰 장애물은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허인 KB국민은행장과 손태승 우리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도 각각 올해 실적이 중요한 만큼 경쟁은 더욱 치열할 가능성이 높다.
허인 행장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KB국민은행장을 겸했던 것에서 처음으로 분리한 임기 첫 해이고 손태승 행장은 우리은행의 지주사체제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KEB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 등으로 타격을 입은 함영주 행장도 실적이라는 객관적 근거로 은행장 자리를 뒷받침해야 한다.
위 행장은 하반기에 영업력 강화에 온힘을 쏟을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하반기에는 인천시와 세종시, 제주도 등 광역자치단체 3곳과 서울 자치구 25곳, 인천 자치구 8곳 등의 지방자치단체 금고 입찰이 진행된다.
신한은행은 올해 서울시금고를 따낸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7월 기관고객 마케팅 전략을 담당하는 ‘기관고객TMC 랩’을 만들었다.
외환사업본부 아래 외환영업 및 글로벌 리서치 등을 전담하는 ‘GTB 랩’을 신설하기도 했다.
개인영업은 디지털사업과 연계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통합 모바일앱인 ‘쏠(SOL)’을 내놓은 데 이어 글로벌 페이 사업자 및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업체 등과 손잡고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하반기에 블록체인을 활용한 인증 시스템을 만들고 인공지능 딥러닝 등을 도입한 신용평가모형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계획도 세워뒀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