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 멘토 그룹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문재인 의원을 향해 사실상 정계은퇴를 연일 요구하고 있다. 통합신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부정적 ‘친노 프레임’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문 의원이 ‘살신성인’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중도노선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퇴진’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꺼내들면서 당내 갈등에 불이 붙고 있다.

한 교수는 21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전화통화에서 "만일 문재인 의원이 미래를 바라보는 어떤 지도자라면 안철수 의원을 만나 정말 환영하고, 그리고 같이 협력하자는 정치인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그 다음에 깔끔하게 물러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지난 대선 이후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을 맡아서도 당시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와 ‘아름다운 단일화’에서 실패해 대선에 패배했다며 문 후보의 책임론을 제기해 논란을 빚었다.

한 교수는 이번 통합 신당을 대선 당시 이룩하지 못한 후보 단일화를 대신해 새로운 정당이라고 평가하고 대선 당시 멘붕’에 빠진 지지자들의 ‘묵은 찌꺼기’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문재인 의원이 사실상 정계은퇴를 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한 교수는 "공직자의 덕목은 물러날 때 깔끔하게 물러나는 것이고 이게 국민에게 감동을 준다"며 "이번에도 문재인 의원이 기회를 노리면서 계속 정치적 욕망만 충족시키려고 한다면 국민은 그걸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문 의원이 물러나야 유권자들 사이에 퍼져있는 ‘친노라는 부정적 프레임’을 없앨 수 있으며 그럴 때 비로소 선거에서 승리하고 다음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한 교수는 "문재인 후보가 정말 살신성인의 자세로 정치적 모범을 보인다면 국민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이른바 친노라고 하는 부정적 프레임이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며 "친노의 미래를 위해서도 문재인 후보가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참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이른바 친노라고 하는 세력들도 다 자기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장점이 잘 발휘돼야 되는데 그러려면 이 부정적 프레임을 빨리 걷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의 문재인 퇴진 주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 교수는 지난 13일 한 언론 기고문에서도 통합 신당 창당과 관련해 “건곤일척의 비장한 각오로 민주당이 승기를 잡으려면 문재인 전 후보가 김한길과 안철수의 결합을 온몸으로 환영하면서 정계를 떠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면 지금이라도 대선 패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이 요구된다”며 “그 책임의 80%는 민주당에 있고 나머지는 안철수 진영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피는 ‘안철수 현상’에 있다”며 “새 정당의 모세관에 이 피가 흐르도록 이들을 호명하는 상징 장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한 명예교수는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무소속 후보 선거캠프에서 국정자문단 일원으로 활동했고, 이후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을 지냈다.

한 교수의 이런 주장에 대해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은 지난 17일 “통합신당이 통합의 용광로가 되어야 하는 데도 이런 분열주의 세력이 존재하고 또 지속되는 이상 제대로 된 통합은 어렵다”며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한 교수는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을 맡아 대선 패배의 책임이 문재인 후보에게 70% 안철수 후보에게 30% 있다는 내용의 평가서를 내놓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