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가 상반기에 양호한 순이익을 냈지만 최근의 규제 강화 기조를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선방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이에 대비해 국민카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카드상품 개발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할부금융 등 새 수익원을 강화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카드는 카드 결제 수수료율 인하를 비롯한 업황 악화 속에서도 신용카드 결제액의 증가 등에 힘입어 상반기에 순이익 성장을 이뤘다.
국민카드는 상반기에 순이익 1686억 원을 올렸고 2017년 같은 기간보다 9.8% 증가했다. 2016~2017년에 매해 상반기 순이익 1500억 원대 초반에 머물렀던 것을 넘어섰다.
신용판매(신용카드 결제액) 9조9천억 원으로 집계돼 2017년 상반기보다 12.5% 늘어난 점이 순이익 증가를 뒷받침했다.
2017년 8월부터 중소형 가맹점의 카드 결제 수수료율이 추가로 인하되는 등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한 셈이다.
국민카드는 1분기 신용카드 이용실적 기준으로 점유율 15.6%를 확보했다. 2017년 같은 기간 14.08%보다 1%포인트 이상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현대카드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그러나 국민카드가 하반기에도 순이익 증가세를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 상반기 실적에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고 하반기에는 카드사 관련 규제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국민행복기금에 넘긴 부실채권을 최근 자산관리공사에서 사들이면서 일회성 이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카드도 이렇게 얻은 370억 원 정도를 상반기 실적에 반영했다.
금융위원회는 영세·중소가맹점의 카드 결제 수수료율을 0%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연말에 카드 수수료 원가를 다시 산정하는 것도 카드 결제 수수료율 인하와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민카드가 점유율 확대전략을 펼쳐 성과를 내고 있지만 마케팅비용 부담도 만만찮은 상황에서 규제 강화까지 예고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일회성 이익을 대규모로 얻을 사안도 딱히 없어 순이익 증가세를 지키는 일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비해 국민카드는 빅데이터 역량을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
연초에 데이터전략본부를 신설해 관련 업무를 세분화했고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빅데이터 관련 스타트업 ‘빅디퍼’에 2017년 말과 2018년 초에 걸쳐 두 차례 지분투자하기도 했다.
6월에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고객층뿐 아니라 모집인 채널에도 적용한 ‘A시리즈’ 상품을 내놓는 등 앞으로 카드상품 개발에 빅데이터를 더욱 폭넓게 적용할 계획도 세웠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간편결제 등이 활성화되면서 결제시장 자체는 계속 커지고 있다”며 “이런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욱 높이기 위해 간편결제에 최적화된 상품 등을 만드는 데에 빅데이터 분석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카드는 2015년 시작했던 자동차 할부금융사업의 규모를 키워 새 수익원으로 확보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상반기 기준 자동차할부금융 취급액 4187억 원으로 집계돼 2017년 상반기 360억 원의 11배 이상 늘어났다. KB캐피탈과 협업해 중고차 할부금융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나온다.
2017년 말부터 KB국민은행, 유니온페이와 손잡고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신사업에 뛰어드는 데에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