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소설가 하일지(본명 임종주) 동덕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의 제자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시작했다.
3월 동덕여대 재학생 A씨가 하 교수에게 2년 전 강제로 입맞춤을 당했다는 '미투(Me too·나도 성범죄의 피해자다)' 폭로를 한 지 4개월 만이다.
▲ 하일지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연 미투 폄하 논란 관련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조사과는 여성아동범죄조사부(박기종 부장검사)의 지휘를 받아 하 교수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하 교수는 3월14일 강의 도중 미투 운동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다가 구설에 올랐고 3월15일 A씨는 익명의 글을 올려 하 교수의 과거 성추행 의혹을 폭로했다.
하 교수는 3월19일 "미투라는 이름으로 무례하고 비이성적 고발이 자행되고 있다"며 강단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동덕여대는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동덕여대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4월부터 7월까지 한 차례씩 모두 4번의 회의를 열어 A씨의 진술을 듣고 하 교수의 서면 답변을 받았다.
하 교수는 A씨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과 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이에 대응해 A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경찰은 A씨에게 명예훼손, 협박 등의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인권위는 동덕여대에 하 교수를 징계할 것을 권고하고 검찰 수사도 의뢰했다.
동덕여대는 양측 주장이 너무 다르다는 이유를 들어 검찰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하 교수 징계 문제 등 관련 논의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하 교수는 2018년 6월 있었던 종합편성채널 MBN 인터뷰에서 A씨와 나눈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을 공개하며 2015년 12월10일 술을 마시고 입을 맞췄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나 A씨 주장과 달리 강제적 입맞춤이 아니었고 그 후에도 친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