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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포스코의 경쟁상대 될 수 있을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5-01-25 11: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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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 포스코의 경쟁상대 될 수 있을까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3년 9월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에서 열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3고로 화입식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철강업이 세계적으로 불황을 맞이했지만 현대제철은 오히려 투자를 강화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가 포스코의 독주체제를 끝내고 양강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아직까지 둘의 격차는 크다. 2013년 기준으로 포스코는 매출 61조 원대, 영업이익 3조 원대를 기록한 반면 현대제철은 매출 12조 원대, 영업이익 7천억 원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정몽구 회장의 공격적 투자와 현대기아차그룹의 지원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제철의 1분기 영업이익은 2500억 원대였지만 4분기에 4천억 원대를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를 완성하는데 필요한 철강재는 차체에 사용되는 강판, 큰 부품 제조에 사용되는 특수강 봉강, 볼트나 너트 등 작은 부품을 만드는 특수강 선재 등 크게 세 가지다.

현대제철은 강판에 이어 특수강까지 사업영역을 넓히면서 자동차에 들어가는 철강 대부분을 생산하게 됐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 물량을 기반으로 내수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제철의 높은 현대차그룹 의존도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 특수강 분야 강화해 세아그룹과 맞붙는다

현대제철은 연초부터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현대제철은 3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이달 27일 발행하는 계획을 잡아놓았다. 조달한 자금은 올해 만기를 맞는 회사채를 차환하는 데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제철이 회사채를 상환하지 않고 차환에 나선 것은 최근 특수강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특수강 상공정 진출을 위해서 8442억 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에 특수강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1884억 원을 썼다. 특수강분야에서 일관제철을 구축하기 위해서 최근 하공정 특수강업체인 동부특수강 지분 50%를 1471억 원에 취득했다.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 이름을 ‘현대종합특수강’으로 변경하고 본사를 이르면 다음 달까지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한국전력 사옥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앞으로 세아그룹과 특수강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세아그룹은 최근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하며 특수강업계 1위 자리를 더욱 굳건하게 다졌다.

현대제철은 포항공장에 특수강 전용라인을 새롭게 마련하기 위해 오래된 철근라인을 폐쇄하는 등 특수강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자동차강판 시장에서 포스코 위협

현대제철은 기존 포스코가 독식하던 자동차강판시장에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자동차강판은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현대제철, 포스코의 경쟁상대 될 수 있을까  
▲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자동차강판은 세계적 철강업황 불황 속에서도 수요가 꺾이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자동차 수요가 늘어난 데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연비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2013년부터 자동차강판을 현대차와 기아차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까지 100여 종의 자동차강판을 개발했다. 덕분에 현재 생산되는 완성차 강판 수요의 99% 이상을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현대기아차에 공급을 늘리면서 전년보다 38% 가량 늘어난 480만 톤의 자동차강판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현대차를 중심으로 자동차강판 판매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늘어나는 자동차강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당진 2냉연공장에 연간 생산량 50만 톤 규모의 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당진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자동차강판 연구개발도 확대한다. 현대제철은 이르면 올해 안에 연구동을 증설하고 뒤이어 연구인력을 확대려고 한다. 새로 짓는 연구동은 2016년 완공될 예정이며 투자 규모는 800억 원 수준이다.

◆ 정몽구 회장 지원으로 급속 성장

현대제철은 철강업계 후발주자이자만 빠르게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06년 6조 원대였던 매출은 2013년 12조 원대로 7년 만에 2배 가까이 성장했다.

현대제철의 빠른 성장은 정몽구 회장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 회장은 2006년 회사 이름을 INI스틸에서 현대제철로 변경하며 일관제철소사업을 시작했다. 일관제철소란 철강을 만드는 모든 공정을 갖춘 제철소를 말한다. 정몽구 회장은 일관제철소 건설에만 10조 원을 투자했다.

현대제철은 2013년 자동차용 강판을 가공하는 현대하이스코의 냉연부문까지 합병했다. 지난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인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건설용 강재만 생산하다 철강제품의 핵심으로 통하는 자동차강판, 조선용 후판까지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연간 생산능력도 2400만 톤으로 세계 철강업체 순위 10위권을 넘보고 있다. 2006년 현대제철의 순위는 30위권에 머물렀다.

정몽구 회장은 1996년 현대차그룹 회장에 취임했을 때부터 제철사업 진출 의지를 거듭 밝혔다. 정몽구 회장은 강원산업, 삼미특수강, 한보철강 등을 인수하면서 철강사업을 키웠고 2006년 고로제철소 설립인가를 받으면서 마침내 제철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정주영 명예회장이 일관제철소의 꿈을 품은 지 30년 만이다.

◆ 높은 현대차그룹 의존도는 양날의 검

현대제철은 매출의 30~35%를 현대차그룹에 의존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장기적 전략에 따라 매출이 크게 좌우되는 구조다. 현대기아차가 자동차강판 가격인하를 요구할 경우 현대제철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현대제철, 포스코의 경쟁상대 될 수 있을까  
▲ 정몽구 회장이 2013년 9월 13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제3고로 화입식 행사에서 고로 첫 가동을 위해 불을 지피고 있다.
게다가 미미한 수출 비중도 문제다. 최근 포스코가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자동차강판 공급 물량을 늘리면서 현대제철의 해외시장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 현대제철이 연비개선에 나선 현대기아차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 제품 중심의 경량화가 세계적 추세인데 현대기아차는 여전히 현대제철에서 생산하는 초고장력강판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고장력강판은 지난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신형 제네시스와 신형 쏘나타에 초고장력강판 비중을 늘리면서 차량의 무게가 늘었고 이는 곧 연비 저하로 이어졌다.

현대기아차가 차량 경량화를 위해 신소재 제품을 채용할 경우 현대제철의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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