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산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심야시간대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늦추기로 했다.
백 장관은 16일 세종시 인근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용 경부하 요금에 대한 업계의 우려를 충분히 들었고 그런 우려를 반영해 이 문제는 속도를 조절하도록 하겠다”며 “올해 안에 요금조정을 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부하가 적게 걸리는 심야시간대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시기를 2019년 이후로 미룬다는 의미라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설명했다.
경부하 요금은 전기 부하량이 많지 않은 시간대인 23시부터 다음날 9시까지의 전기 요금을 말한다. 일반 전기요금보다 최대 절반 이상 저렴해 기업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는 주장들이 제기됐다.
심야에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제조기업들이 기존 생산방식을 조정하거나 비용 상승에 맞춘 원가 절감 등을 할 수 있는 시기를 주기 위해 요금 인상 시기를 늦춘 것이다.
다만 백 장관은 “산업용 전기요금 문제는 세계무역기구(WTO) 통상규범에 따라 철강기업들과의 통상 마찰 문제와 국가 보조금 문제와 맞물린다”며 “통상 규범에 의거해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여 산업용 전기요금 조정시기를 많이 늦추기 힘들다는 점을 내비쳤다.
미국 철강업계는 한국 철강업계가 낮은 전기요금으로 정부에게서 보조금을 우회적으로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 장관은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유지보수나 공장 증설 등을 진행하는 기간에 노동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기업의 이야기를 경청하겠다”며 “업종별로 면밀히 분석해 기업 애로를 반영하는 산업부의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산업을 육성하고 관련 규제를 풀기로 했다.
백 장관은 “앞으로 새로운 길을 준비하고자 한다”며 “업종 사이 융복합산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에너지산업은 통신산업과 결부된 신산업 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기본계획은 예정대로 연말까지 수립한다. 에너지기본계획은 5년 주기로 수립하는 에너지분야의 최상위 행정계획으로 3차 계획은 2019~2040년을 아우른다.
전기요금체계 합리화와 발전원 세제 개편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백 장관은 “기업들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사업을 만들어 3차 에너지 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