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공익법인 정석인하학원를 통해 계열사 자금으로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또 조양호 회장이 횡령배임으로 확보한 돈으로 자녀들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을 사들였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진그룹은 17일 입장자료를 내고 “정석인하학원은 보유자산 가치의 하락을 최소화하고 우량 자산을 취득하겠다는 독자적 판단 아래 2017년 3월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며 “신주인수권증서 일부를 매각한 대금 16억4천만 원과 법인의 보통재산 예금 35억9400만 원 등 자체 자금 52억 원을 유상증자 참여의 재원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정석인하학원은 자체 자금으로 참여 가능한 수준에서 유상증자에 참여했는데 이는 대한항공 주주로서 배정받은 주식의 45%였다”며 “유상증자에 참여한 뒤 대한항공 지분율이 보통주 기준으로 2.73%로 애초보다 0.49%포인트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한진그룹은 “2017년 2월 정석인하학원에 입금된 계열사 기부금을 2017년 2월27일 사학연금과 장학금 등으로 인하대와 항공대 등 산하 기관에 보냈다”며 “학교법인의 고유 목적에 맞게 사용했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가 횡령 및 배임 등으로 확보한 돈을 조현아 전 칼네트워크 사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 등 조 회장 자녀들의 주식 구매자금으로 썼다는 의혹도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 일가가 자녀들 주식 매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내 면세품 중개회사를 통해 대한항공 공급가 일부를 챙겼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며 “기내 면세품 중개회사와 거래해 대한항공이 손해를 봤다는 주장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은 “기내 면세품 중개회사는 기내 면세품 공급회사와 계약을 맺는 만큼 대한항공과 직접 관련이 없다”며 “중개업체가 사실상 역할 없이 중개수수료만 챙기지 않았으며 중개수수료와 공급가는 직접적 관련도 없다”고 말했다.

조 회장 일가가 대한항공에 기내 면세품을 공급하는 과정에 일가 소유의 중개업체를 끼워 넣고 이른바 ‘통행세’를 거두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얻었고 이 돈을 3남매의 주식 매입대금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을 검찰은 들여다보고 있다.

또 조 회장 일가가 공익법인은 증여세를 내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계열사 자금을 정석인하학원으로 출자하도록 하고 그 자금을 이용해 주식을 매입한 뒤 정석인하학원 지분으로 계열사 지배권을 확립하는 방식으로 실질적 배임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