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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영화 '버닝'은 왜 상반기 흥행순위에 이름을 못 올렸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8-07-13 15: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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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영화 '버닝'은 왜 상반기 흥행순위에 이름을 못 올렸나
▲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이미지.
올해 상반기에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는 뭘까? 

13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18년 1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영화 관람객 수 통합 순위 1위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였다. 

4월28일 개봉된 영화는 1120만 2723 관객을 불러모으며 상반기 흥행영화 1위이자 역대 박스오피스 영화순위 14위에 올랐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등 헐리우드 톱 배우들이 총출동했고 마블 시네마 유니버스 10주년 기념작이자 어벤져스 시리즈의 막바지 화룡정점을 찍을 영화로 일찌감치 흥행 기대를 모았다. 

소문난 잔치 만큼이나 풍성한 기록을 남겼다. 북미 첫주 오프닝 스코어 1위로 기록을 갈아치운 것은 물론 전 세계에서 역대 4번재로 20억 달러 흥행수익을 거둔 영화로 남게 됐다. 

제목 그대로 어벤져스가 ‘인피니티 워’를 벌이는 바람에 국내 극장가는 영화입장권 10% 인상과 스크린 독과점 논란까지 쑥 들어가고 말았다. 당연히 비슷한 시기 개봉된 영화들은 맥을 못 추다 소리소문 없이 간판을 내려야 했다.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들고 나온 복귀작 ‘버닝’이 대표적이다.

어벤져스 돌풍이 채 가라앉지 않은 5월 중순 개봉해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 이창동 감독, 배우 유아인의 이름값이 무색하게 누적 관객 52만여 명을 불러들이는 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칸영화제 진출로 수상 후광효과도 불발에 그친 데다 영화 외적 논란이 컸던 탓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현재를 살아가는 가난한 청춘의 고단한 삶을 사실적으로 그리면서도 함축적 은유와 몽환적 영상으로 담아내 상영 시간 내내 관객의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모호한 결말을 놓고 다양한 해석의 지평을 열어놓아 영화가 끝난 뒤에도 사색하게 만드는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영화 전문가와 관람객들의 높은 평점에도 대중적 지지를 폭넓게 받지 못했다. 단순하고 볼거리가 풍성한 헐리우드 오락영화에 익숙해진 대중들이 많은 탓이라로만 보기에는 충분치 않아 보인다.

버닝의 흥행 부진은 이창동 감독 자신은 물론 한국영화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바를 놓고 쉽지 않은 고민을 안긴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속편으로 다시 한번 대박을 노리는 ‘신과함께-죄와벌’은 지난해 말 개봉됐음에도 해가 바뀐 뒤까지 흥행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상반기 흥행순위 2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람객은 1441만여 명에 이르는데 올해 587만 명 정도가 더해진 숫자다.

역대 박스오피스 영화순위 2위에 오르며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에 첫 1천만 영화 기록을 안겨준 작품이다. 1, 2편 동시 제작으로 8월1일 2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1편의 성적을 뛰어넘을지도 관심거리다.

‘신과함께’가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국적 블록버스터의 신기원을 열었다면 쥬라기월드:폴른 킹덤은 과학과 문명이 가져올 가까운 미래의 공포를 서구적 시각에 기반한 오락물이다. 전편 못지 않게 인기를 끌어 누적 관객 550만 명을 넘기며 상반기 흥행순위 3위에 올랐다. 

이 밖에 ‘블랙팬서’ ‘1987’ ‘독전’ ‘데드풀’ ‘코코’ ‘그것만이 내 세상’ ‘탐정 리턴즈’가 차례대로 4~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과함께를 포함하면 한국영화가 4편으로 외화 공세에 맞서 상반기 선방한 셈이다. 

특히 장준환 감독의 영화 1987은 지난해 12월27일 개봉해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관람객이 723만1770명으로 최종 집계됐다. 가벼운 오락영화 일색이었던 상반기 극장가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부터 시작된 1987년 6월 민주화항쟁에 이르는 과정을 치밀한 구성과 밀도 높은 전개로 사실적으로 재현해냈다.

한 세대가 바뀌었을 법한 30년이 훌쩍 넘은 시점에서 현대사의 중요한 변곡점을 소환해 과거사가 현재적 관점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일깨운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만큼 흥행수익 이상의 값진 성과를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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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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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늘
버닝이 인피니티워에 밀리는 이유
대한민국 현재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
을 뭐하러 돈주고 영화관에서 보나. 거울보면되지.
몽환적인 영상... 솔찍히 잠온다... 대한민국 청년들을 잘 안다면 우리가 그리 여유롭지 않다는것도 알았어야 하거늘...
모호한 결말로 생각할 거리를...더 많이 준건 인피니티워다.
   (2018-07-20 12:3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