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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계열사 자금확보 분주, 대형 인수합병 대비하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8-07-12 16: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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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자금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경영기획실이 해체된 뒤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계열사별 독자적 경영이라고 보는 해석과 그룹 차원의 인수합병에 대비한 준비라는 시각이 엇갈린다.
 
한화 계열사 자금확보 분주, 대형 인수합병 대비하나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12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각자 보유하고 있던 투자회사의 지분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는 모습이 잦아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1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보유지분 전량을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23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마련했다. 2016년 초에 지분을 일부 매각한 뒤 2년 반가량 계속 들고 있었는데 이를 갑작스럽게 팔아버린 것이라 뜻밖의 결정으로 여겨졌다.

이에 앞서 한화케미칼도 6월20일 웅진에너지 보유지분 전량(2백만 주)을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팔았다.

확보한 자금은 84억7천만 원으로 규모가 크지 않지만 2017년 초 유상증자를 통해 태양광사업에서 협력한다는 명목으로 투자했던 자금을 1년여 만에 회수한 것이라 웅진에너지 주가에 큰 영향을 줬다.

웅진에너지 주가는 6월21일 19.38% 급락한 뒤 현재까지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건설도 현재 하수처리장 건설 관리·운영을 담당하는 경주엔바이로 지분 48.75% 전량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1분기 말 장부가격은 42억5400만 원이다.

한화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이르는 현금을 확보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계열사들은 “주력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차원”, “지분 보유기간이 끝나 투자금을 회수하는 차원에서 팔게 된 것”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이 경영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던 경영기획실을 해체한 만큼 각 계열사의 보유지분 매각이 각 계열사 이사회 결정에 따른 것일 수 있다.

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 가능성과 한화케미칼의 웅진에너지 협업 등이 한화그룹의 주요 현안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여전히 그룹 차원의 의사가 계열사에 전달된 결과가 아니겠냐는 말도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한화그룹이 과거 굵직한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웠던 만큼 새 매물을 사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실탄 마련에 나섰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인수합병 대상으로 저비용항공사 진에어가 꼽히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진에어의 면허 취소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데 취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 대규모 실직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진에어를 인수할 만한 기업을 찾고 있다는 말이 금융투자업계에서 나온다.

한화그룹은 과거 삼성그룹에게서 화학과 방산계열사 등을 인수할 때 경영기획실을 통해 각 계열사별 자금소요를 배분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경영기획실 해체 이전에도 지분 매각과 같은 기업별 결정에 그룹이 관여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며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이 강화됐고 경영기획실 역할을 법적 책임이 있는 한화가 맡게 된 만큼 각 계열사의 결정에 개입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각 계열사가 그룹의 전략에 따라 지원받을 여지가 적어진 만큼 비주력 투자회사의 지분을 서둘러 확보해 재무 안전성을 다지고 주력사업에 더욱 몰두하려는 움직임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현재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항공기엔진 관련 국제개발공동사업(RSP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을 추가 매입하기보다는 현안에 집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을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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