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왼쪽)이 2021년 4월23일 국내 백신 전문기업 큐라티스와 결핵 백신 기술도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조관구 큐라티스 대표이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리온> |
△2026년 1분기 오리온홀딩스·오리온 성장세 이어
허인철은 2026년 1분기 지주사 오리온홀딩스와 핵심 계열사 오리온 모두에서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오리온홀딩스는 2026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86억 원, 영업이익 1729억 원을 거뒀다. 2025년 1분기보다 매출은 24.1%, 영업이익은 48.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306억 원으로 35.0% 늘었다.
핵심 자회사인 오리온도 해외사업 성장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오리온은 2026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9304억 원, 영업이익 1655억 원을 기록했다. 2025년 1분기 보다 매출은 16.0%, 영업이익은 26.0% 증가했다.
오리온의 실적은 해외법인이 견인했다. 중국법인은 매출 4097억 원, 영업이익 799억 원으로 각각 24.8%, 42.7% 성장했다. 베트남법인은 매출 1513억 원, 영업이익 266억 원으로 각각 17.9%, 25.2% 늘었고 러시아법인은 매출 905억 원, 영업이익 142억 원으로 각각 34.7%, 66.2% 증가했다.
반면 한국법인은 내수 소비 둔화 등의 영향으로 매출 2834억 원, 영업이익 48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 4.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오리온은 글로벌 사업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 외형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매출 증가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70년 만에 도곡동 신사옥 이전, 글로벌 경영 거점 마련
허인철은 오리온그룹의 본사를 70년 만에 서울 용산에서 강남구 도곡동으로 이전하며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오리온그룹은 2026년 6월 서울 용산구 문배동 사옥을 떠나 강남구 도곡동 신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1956년 동양제과 설립 이후 약 70년 동안 이어온 용산 시대를 마무리하고 도곡동 시대를 열었다.
신사옥은 지하 6층~지상 10층 규모로 매봉역 인근에 자리 잡았다. 오리온은 건물 노후화와 임직원 증가에 따른 공간 부족을 해소하고 연구개발과 글로벌 사업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본사 이전을 추진했다.
기존 용산 문배동 사옥 부지는 서울시 삼각지역 역세권 활성화사업에 따라 향후 지하 5층~지상 38층 규모의 주상복합 시설로 개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도곡동 신사옥 이전이 해외사업 확대와 바이오사업 육성 등 글로벌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상징적 변화라는 평가가 나왔다.
오리온은 신사옥을 거점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와 미래 성장전략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내놨다.
△매출 3조 원 달성하며 ‘3조 클럽’ 입성, 대기업집단 지정
허인철은 2024년 오리온그룹을 처음으로 연매출 3조 원 기업에 올려놓으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이어 2026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에도 신규 지정되며 그룹의 외형 성장을 입증했다.
오리온홀딩스는 2024년 연결기준 매출 3조1952억 원, 영업이익 5062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8.2%, 영업이익은 24.9% 증가했다. 순이익은 4795억 원으로 65.1% 늘었다.
오리온홀딩스가 연결기준 매출 3조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었다. 영업이익도 최초로 5천억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허인철은 2024년 4월 열린 최고경영자 주관 증권사 간담회에서 2024년 연결기준 매출 목표를 3조2천억 원으로 제시했다. 이후 해외사업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목표에 근접한 실적을 달성했다.
앞서 오리온홀딩스는 2023년 연결기준 매출 2조9538억 원, 영업이익 4055억 원을 거뒀다. 연매출 3조 원 달성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당시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2년에도 연결기준 매출 2조9346억 원, 영업이익 3998억 원을 내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실적은 핵심 자회사인 오리온의 해외사업 확대가 견인했다.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법인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간 데다 주요 제품 판매 호조와 수익성 중심 경영이 더해지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오리온그룹은 2026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에 처음 포함됐다. 식품과 바이오를 양축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해외사업을 강화하며 자산 규모를 키운 결과로 평가된다.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인 대기업집단 지정에 따라 오리온그룹은 공시 의무와 내부거래 규제 등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적용받게 됐다.
| ▲ 오리온홀딩스의 실적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
△리가켐바이오 인수, 바이오 신성장동력 육성
허인철은 식품사업을 넘어 바이오사업을 오리온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오리온홀딩스의 자회사 오리온은 2024년 1월 계열사 팬오리온코퍼레이션을 통해 바이오기업 리가켐바이오를 인수했다.
홍콩 소재 오리온 계열사인 팬오리온코퍼레이션은 리가켐바이오 지분 25.73%를 5500억 원에 인수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 이에 ‘오리온홀딩스-오리온-팬오리온코퍼레이션-리가켐바이오’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리가켐바이오는 차세대 항암 치료제로 주목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개발기업이다. 2015년 이후 미국과 영국,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제약사와 모두 15건, 총 9조6천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자체 ADC 플랫폼 ‘콘쥬올(ConjuALL)’은 월드ADC어워즈에서 7년 연속 수상했으며 2025년에는 ‘최고의 ADC 플랫폼 기술’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2026년 6월에는 금융위원회 산하 국민성장펀드가 리가켐바이오에 5천억 원 규모의 직접투자를 결정했다. 첨단전략산업기금이 2500억 원을 출자하고 나머지 2500억 원은 최대주주인 팬오리온과 국내 기관투자자가 공동 투자한다.
조달 자금은 ADC와 면역항암제 등 신약 연구개발과 후기 임상, 차세대 플랫폼 확보 등에 활용된다. 금융위원회는 글로벌 기술력을 갖춘 바이오기업이 연구개발 성과를 상업화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
허인철은 바이오사업을 오래전부터 오리온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준비해 왔다. 2020년 중국 국영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바이오사업에 진출했고, 2022년에는 하이센스바이오와 합작법인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세우며 사업 기반을 확대했다.
허인철은 리가켐바이오 인수 당시 “중국 사업에서 번 돈을 한국 바이오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리가켐바이오가 세계적 신약개발 회사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중국사업 결실, 2연속 1천억 원대 배당
허인철은 중국사업에서 창출한 이익을 국내 투자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오리온은 중국 사업을 담당하는 종속회사 팬오리온으로부터 2024년 1339억 원, 2025년 1447억 원의 배당을 받았다. 중국사업이 안정적인 현금창출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2년 연속 1천억 원대 배당이 이뤄졌다.
중국사업은 오리온의 핵심 수익원이다. 2024년 중국법인은 연결기준 매출 1조2701억 원으로 오리온 전체 매출의 41%를 차지했다. 영업이익도 2439억 원으로 전체의 45%를 담당했다.
오리온은 1992년 베이징 현지사무소를 개설한 뒤 1995년 베이징, 1997년 상하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초기에는 생산시설 확충과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해 현지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재투자했지만 사업이 안정화되면서 본사에 대규모 배당을 실시하는 단계가 됐다.
허인철은 중국사업에서 확보한 현금을 국내 생산설비 투자와 신사업 육성에 활용하고 있다. 오리온은 해외에서 창출한 이익을 바탕으로 진천 통합생산기지 건설 등 국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외 생산시설 투자 8300억 원 확대
허인철은 글로벌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국내외 생산시설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오리온은 2025년 6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며 국내외 생산 관련 투자를 8300억 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충북 진천 통합센터 구축에 4600억 원, 러시아 트베리공장 증축에 2400억 원, 베트남 하노이3공장 증설에 1300억 원을 투자해 국내외 생산능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진천 통합센터는 생산과 포장, 물류 기능을 통합한 국내 핵심 생산거점으로 착공해 2027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트베리공장 증축을 통해 현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유라시아 시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로 했다. 베트남에서는 하노이3공장을 증설해 현지 시장 성장과 동남아시아 수출 확대에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고배당기업 요건 충족, 주주환원 강화
허인철은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을 추진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는 2026년 2월 현금배당을 확대하며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인 고배당기업 요건을 충족했다.
오리온은 주당 배당금을 2500원에서 3500원으로 40% 늘리고 총 1384억 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오리온홀딩스도 주당 배당금을 800원에서 1100원으로 37% 확대하며 총 662억 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두 회사의 총 배당 규모는 2046억 원으로 전년보다 577억 원 증가했다.
배당 확대에 따라 오리온의 연결기준 배당성향은 26%에서 36%로, 오리온홀딩스는 30%에서 55%로 높아져 정부가 도입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대상인 고배당기업 요건을 충족했다.
오리온은 2025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2024~2026년 연결기준 배당성향 20% 이상을 유지하는 배당정책과 향후 3년 동안 배당성향의 점진적 확대, 중간배당 도입 검토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26년 6월에는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이 보유한 자기주식 전량을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오리온홀딩스는 자기주식 248만8770주(약 665억 원), 오리온은 자기주식 7344주(약 10억 원)를 소각하며 모두 675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없앴다.
오리온그룹은 “올해(2026년) 배당 확대에 이어 자기주식 소각을 결정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성장의 성과가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 ▲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2018년 7월3일 서울 강남구 마켓오 도곡점에서 열린 오리온농협㈜ 간편 대용식 브랜드 '마켓오 네이처' 론칭 간담회에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왼쪽 두 번째)과 농협이 제공한 국산 농산물 및 곡물, 야채 등을 원물로 그대로 가공해 오리온이 만든 '오!그래놀라, 오!그래놀라바, 파스타칩'을 들어보이고 있다. <오리온> |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종합식품기업 도약 추진
허인철은 오리온을 제과회사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오리온은 2020년 음료와 간편대용식, 바이오를 3대 신사업으로 재편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을 구체화했다. 이후 바이오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는 한편 건강지향·기능성 제품과 제과 외 식품사업을 확대하며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허인철은 201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디저트, 간편대용식, 음료, 건강기능식품 등 4대 신사업을 육성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오리온은 2017년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 ‘초코파이하우스’를 선보였고, 2018년에는 농협과 협력해 간편대용식 브랜드 ‘마켓오 네이처’를 출시했다. 2019년에는 제주 용암해수를 활용한 생수 브랜드 ‘제주용암수’를 내놓으며 음료사업에 진출했다.
제주용암수는 국내보다 중국 등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오리온은 중국 최대 커피 체인인 루이싱커피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판로 확대를 추진했다.
다만 디저트사업은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건강기능식품사업도 계획보다 출범이 늦어졌다. 이에 오리온은 신사업 전략을 조정해 음료와 간편대용식, 바이오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허인철은 2025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도 건강지향·기능성 제품 개발과 제과 외 식품사업 확대, 식품기업 인수합병(M&A) 추진 등을 통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주회사 체제 구축, 오리온그룹 성장 기반 마련
오리온홀딩스는 오리온그룹의 지주회사다. 오리온그룹은 지주사 오리온홀딩스를 중심으로 제과와 음료, 엔터테인먼트, 바이오 등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오리온은 2017년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기존 오리온은 오리온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해 지주회사가 됐고, 사업회사인 오리온이 신설됐다.
허인철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주도하며 신규 사업 투자와 성장동력 발굴은 오리온홀딩스가 맡고, 제과사업은 오리온이 전담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오리온홀딩스는 2018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한다는 통지를 받았다.
2026년 기준 오리온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이화경 부회장으로 지분 32.63%를 보유하고 있다.
담철곤 회장이 28.73%,
담서원 상무와 담경선 오리온재단 이사가 각각 1.22%를 보유해 오너일가 지분율은 63.8%다.
오리온홀딩스의 주요 자회사로는 오리온과 쇼박스, 오리온제주용암수, 오리온바이오로직스 등이 있다. 2024년 리가켐바이오를 그룹 계열로 편입하며 바이오사업도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허인철은 지주회사 체제를 바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한편 식품과 바이오를 중심으로 그룹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오리온그룹 조직쇄신, 책임경영 체제 강화
허인철은 오리온그룹에 합류한 뒤 조직을 슬림화하고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았다.
허인철은 회장실을 폐쇄하고 의사결정 체계를 간소화하는 등 조직 쇄신을 추진했다.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 오리온과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OSI)을 합병해 해외법인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비용 구조를 개선했다. 오너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했던 포장재 계열사 아이팩도 오리온에 합병하며 일감 몰아주기와 고배당 논란을 해소했다.
아이팩은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2011년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개인회사로 알려지며 논란이 된 바 있다.
허인철이 2014년 오리온에 영입된 뒤 1년 만에 임원진도 대폭 개편됐다. 당시 등기·미등기 임원 17명 가운데 5명이 교체됐으며, 사외이사와 감사, 오너일가를 제외하면 사실상 임원의 절반가량이 교체됐다.
허인철은 2016년 오리온에 초과이익분배금(PS)을 처음 도입해 임직원 성과보상 체계를 강화했다. 생산성격려금(PI)과 함께 성과급 지급 체계를 마련하며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힘썼다.
| ▲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가운데)이 2025년 10월23일 충북 진천군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서 열린 '오리온 진천통합센터 착공식'에서 참석자들과 첫삽을 뜨고 있다. <오리온> |
△신세계그룹 떠나 오리온에서 새출발
허인철은 2014년 7월 이마트 사장에서 물러난 지 6개월 만에 제과업체 오리온의 부회장으로 영입됐다.
허인철은 신세계그룹에 기여한 기여를 인정받으며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신임을 받았지만 2014년 7월 신세계그룹에 사표를 내고 이마트 사장에서 물러났다.
2013년 말 이마트가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바뀌면서 허인철의 역할이 크게 줄어든 것이 배경이 됐다.
이명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신
정용진 부회장의 역할이 커지면서 허인철이 그룹 내에서 입지가 좁아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허인철은 신세계그룹을 떠난 지 6개월 만에 오리온 부회장으로 영입돼 다시 경영 전면에 섰다.
대표급 인사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회사를 옮긴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 오리온뿐 아니라 여러 식품기업이 허인철 영입을 추진했다.
50대 중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대에 이미 재무 전문가이자 경영혁신 전문가로 평가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허인철이 선택한 건 오리온이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었지만 그룹 차원의 경영관리와 실적 개선을 맡을 전문경영인이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됐다.
허인철은 오너가 출신이 아닌 전문경영인으로는 처음으로 오리온 부회장 직함을 달았다.
△이마트 대표이사 선임과 자진 사임
신세계그룹은 2012년 12월 7명을 교체하는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하면서 허인철을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에 앉혔다.
신세계그룹은 그룹 주력사인 이마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허인철은 이마트 대표에 오르기 전 신세계와 스타벅스코리아, 신세계첼시, 신세계첼시부산, 코스트코코리아 등 계열사 등기이사를 겸임했다.
이마트 대표이사 취임 이후에는 ‘내실경영’과 ‘현장경영’을 강조했다. 신규 점포 확대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비용 절감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대형마트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2013년 12월 이마트가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김해성 당시 대표가 경영총괄을, 허인철은 영업총괄을 맡게 됐다.
신세계는 당시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이라고 설명했지만 허인철은 결국 임기를 마치지 않고 2014년 1월 자진 사임했다.
△신세계그룹 인수합병 진두지휘
허인철은 신세계그룹 재직 시절 ‘재무 전문가’, ‘인수합병(M&A)의 귀재’라는 평가를 받았다.
경영전략실에서 근무하며 굵직한 인수합병과 사업재편을 주도했다.
경영전략실 부사장과 사장을 지낸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월마트코리아 인수(2006년), 신세계 드림익스프레스 매각(2008년),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부지 매입(2008년), 신세계와 이마트 인적분할(2011년), 센트럴시티 인수(2012년) 등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신세계그룹의 주요 사업재편과 대형 투자 과정에서 재무 역량과 전략기획 능력을 인정받으며 전문경영인으로 입지를 다졌다.
△오리온그룹이 걸어온 길
오리온은 1956년 동양제과라는 사명으로 설립됐다.
1974년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 정’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1993년 중국 베이징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러시아 수출을 시작하며 해외시장 진출에 나섰다.
2001년 동양제과와 온미디어 등 16개 계열사가 동양그룹에서 분리되면서 오리온그룹이 출범했다.
2003년 사명을 오리온으로 변경했다.
2013년 중국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했고, 2015년에는 베트남 누적 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2017년 사업회사 오리온과 지주회사 오리온홀딩스로 인적분할하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2019년 생수 브랜드 ‘제주용암수’를 출시하며 음료사업에 진출했다.
2020년 중국 국영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바이오사업 합작계약을 체결하며 바이오사업에 진출했다.
2024년 팬오리온코퍼레이션을 통해 리가켐바이오를 인수하며 바이오를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2025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국내외 생산시설 투자 확대와 주주환원 강화 방침을 제시했다.
2026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처음 지정되며 그룹 외형 성장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