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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명, KT렌탈 기업공개 연기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03-20 16: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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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명 사장이 KT렌탈의 상장을 내년 이후로 미뤘다. KT렌탈 측은 국내 금융시장이 더 나아진 최적의 시기에 최고의 평가를 받기 위해 상장을 미뤘다고 밝혔다. 하지만 KT발 후폭풍이 상장계획의 발목을 잡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표현명, KT렌탈 기업공개 연기  
▲ 표현명 KT렌탈 사장
20일 KT렌탈에 따르면 KT렌탈은 애초 지난해 실적이 확정되면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우리투자증권이 주관해온 KT렌탈의 기업공개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KT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 시장가치를 볼 때 지금 기업공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매출이 30%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향후 국내경제와 주식시장이 회복되면 회사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KT렌탈은 지난해 매출액 8852억 원, 영업이익 970억 원, 당기순이익 323억 원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올해 목표는 매출 1조 원 이상, 영업이익 1천억 원 이상, 당기순이익 350억 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

KT렌탈의 이런 실적은 소비문화가 바뀌고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이 발달하면서 국내 렌탈시장이 급속도로 확장하는 데 따른 것이다. 한국렌탈협회의 조사를 보면 국내 렌탈시장은 지난 6년 동안 세 배가 넘게 초고속 성장중이다. 2006년 3조 원이었던 시장규모는 지난해 10조 원을 넘어섰다. 불황이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소유’보다 ‘대여’로 소비 습관을 바꾸고 있다.

KT렌탈이 올해 매출 목표를 1조원 이상으로 잡은 것도 국내 렌터카 시장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국내 렌터카 사업은 지난 10년간 평균 15%씩 성장했다. 지금도 매년 약 5만~6만 대씩 늘어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0년 렌터카 1위 사업자였던 금호렌터카와 합병한 이후 KT금호렌터카는 3년간 330% 성장해 시장점유율 1위 사업자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특히 개인 장기 렌터카 고객이 기존의 전문직에서 다양한 직종으로 확장되면서 올해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차를 소유하는 것에서 대여하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에 신제품 출시 주기가 짧아진 것도 한몫했다. 특히 KT금호렌터카는 업계 최초로 차량 보유 대수가 10만 대를 넘을 것으로 기대됐다.

업계는 KT렌탈의 상장이 잠정 중단된 이유를 모그룹인 KT의 사정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출사기 사건에 휘말린 KT ENS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고 정보 유출사태까지 벌어지자 그 여파가 KT렌탈에도 미쳤다는 것이다.

KT ENS가 KT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자 신용평가사들이 KT렌탈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2일 KT렌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검토로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공개를 해도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게다가 KT렌탈 내부사정도 좋지 않다. KT는 지난 2월 표현명 회장 직무대행을 KT렌탈 신규대표로 선임했다. 표 사장은 이석채 전 회장의 고교 후배로 차기 KT 회장으로까지 거론되던 그룹 내 2인자였다. 황창규 회장 취임 후 자회사로 자리를 옮기게 되어 사실상 좌천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혼란스러운 그룹 경영진에 기업공개를 강하게 주장하기 어려운 처지로 분석된다.

KT렌탈은 차후 카쉐어링 업체인 그린카를 보유하고 국내 카쉐어링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달 24일 경기도 안성에 중고차 도매업체들을 위한 중고차 경매장의 문을 여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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