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의 뿌리는 박삼구 '그룹 재건 의욕'인가

박경훈 기자 khpark@businesspost.co.kr 2018-07-03 17: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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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은 왜 기내식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에 놓이게 됐을까?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기내식 공급업체의 예기치 못한 사고에 따른 급작스런 업체 변경 탓이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의 뿌리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1218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삼구</a> '그룹 재건 의욕'인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하지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재건을 위해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오는 과정에서 기내식 관련 회사와 갈등을 겪은 것도 이번 대란에 '나비효과'를 부른 것으로 파악된다.  

아시아나항공은 3일 사흘째 기내식 공급을 받지 못해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거나 아예 기내식 없이 항공기를 운항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기내식 대란은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공급계약을 급하게 변경하면서 빚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아시아나항공은 7월1일부터 게이트고메코리아의 기내식을 공급받기로 돼 있었다. 게이트고메코리아는 아시아나항공이 하이난항공그룹 계열사인 게이트고메스위스와 4대 6으로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회사로 기내식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회사다.

그런데 7월1일 공급을 시작하기에 앞서 게이트고메코리아가 기내식 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그러자 아시아나항공은 애초 6월30일까지만 기내식을 공급받고 중단하기로 돼 있던 LSG스카이셰프코리아와 다시 단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려 했다.

문제는 LSG스카이셰프코리아가 아시아나항공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LSG스카이셰프코리아는 독일 항공사인 루프트한자의 자회사와 아시아나항공이 8대2로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회사로 독일 루프트한자 등에 기내식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자 아시아나항공은 서둘러 기내식을 임시로 공급할 회사로 샤프도앤코코리아를 선정했다. 샤프도앤코코리아는 지난해 기준 매출규모가 70억 원으로 LSG스카이셰프코리아의 3.7% 수준에 불과한 소규모 기내식 제조업체다. 하루 2만 인분을 감당하기에는 규모가 턱없이 작은 회사다. 

LSG스카이셰프코리아가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공급계약 제안을 거절한 데는 두 회사 사이의 불신과 갈등도 작용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LSG스카이셰프코리아는 지난해 8월 말 박 회장과 아시아나항공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 회사는 2016년 상반기부터 2016년 11월까지 아시아나항공과 기내식 공급계약을 다시 맺는 조건으로 지주회사인 금호고속(옛 금호홀딩스)에 투자할 것을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요구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금호고속에 투자하는 대신 아시아나항공에 3천억 원을 직접 투자하겠다고 아시아나항공에 다시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그뒤 아시아나항공은 LSG스카이셰프코리아와 재계약을 맺지 않고 게이트고메코리아와 기내식 공급계약을 맺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사였던 금호고속은 지난해 3월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중국의 하이난항공그룹으로부터 1600억 원을 투자받았다.

그뒤 아시아나항공은 하이난항공과 합작회사 게이트고메코리아를 세우며 사실상 하이난항공 측에 기내식 사업 일부를 떼어준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결국 박삼구 회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을 위해 자금 조달을 추진하면서 LSG스카이셰프코리아와 갈등이 벌어지고 하이난항공과 기내식사업에서 협력하는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LSG스카이셰프코리아에 원가 공개 등을 4년가량 요구해왔지만 거절당해왔다”며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사업자와 계약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리적 경영을 위해 기내식 공급회사를 변경했다"며 "금호고속이 하이난그룹으로부터 1600억 원 투자를 유치한 것은 두 그룹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합의에서 이뤄진 것으로 기내식 공급처 변경과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일부터 3일 동안 기내식 공급에 차질이 빚어져 항공편을 지연 운항하거나 기내식 없이 운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1일 여객편 51편을 지연 운항했고 36편을 기내식 없이 운항했다. 2일 여객편 10편을 지연 운항하고 28편을 기내식 없이 운항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기내식 공급 차질로 지연 운항하거나 기내식 없이 운항하는 항공편 수가 급감하고 있다”며 “기내식 공급 차질을 정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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