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단순한 경기다. 22명이 90분 동안 공을 쫓아다닌 뒤 결국 독일이 이긴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의 전설적 선수였던 개리 리네커가 남긴 말이다.
27일 리네커가 이 문구를 28년 만에 수정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 신태용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더이상 독일이 항상 이기지는 않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세계 랭킹 1위이자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국인 독일을 2대 0으로 격파했다. 독일은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팀에게 졌고 조별 예선에서 탈락하는 수모도 맛봤다.
기적 같은 승리에도 불구하고 신태용호의 러시아 월드컵 16강행은 좌절됐다. 다만 대표팀은 마지막 독일과의 경기로 비난 일색이던 국민여론을 돌려놓는 데는 성공했다.
신태용 감독은 7월31일 계약 만료에 맞춰 사임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유임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신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독일을 이기고 희망을 봤다. 돌이켜 보며 다음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대로 국가대표팀 감독을 내려놓을 마음이 없음을 에둘러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신 감독 유임은 대한축구협회에게 여러모로 구미가 당기는 카드다.
신 감독의 연봉은 6억5천만 원 정도로 전임인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절반 수준으로 추정된다. 신 감독을 대체해 축구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려면 최소 연봉 20억 원은 필요하다.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보장한 12억 원의 연봉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이 정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는 신 감독에게 진 빚도 있다. 신 감독은 최근 축협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등장한 소방수였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시작해 2017년 20세 이하 월드컵, 러시아 월드컵에 이르기까지 신 감독은 축구협회 그를 필요로 할 때마다 나서줬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축구협회에서 신 감독 유임은 실리와 명분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카드인 것이다.
다만 축구협회는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신 감독이 취임한 2017년 7월 이후 많은 경기에서 대표팀의 경기력은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경기력에 대한 팬들의 불만은 멕시코전까지 계속 높아지다 독일전 선전 덕분에 잠깐 수그러든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축구협회가 신 감독을 유임했다가 되레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 감독이 2019년 1월 열리는 아시안 컵에서도 축구 국가대표를 이끌고 경기에 나설 수 있을까? 신 감독의 유임은 축구협회의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