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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철도 연결 한 발짝 진척, 전력문제 해결이 최대 변수

조예리 기자 yrcho@businesspost.co.kr 2018-06-27 17: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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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과 북한이 철도 현대화를 위한 공동조사에 합의하면서 남북 철도 연결이 가시화하고 있지만 실무적 측면에서 전력 문제가 가장 주요하게 대두될 수 있다.

현대화한 열차는 전기를 동력으로 운행되는데 북한의 낙후된 에너지 공급 상황을 감안하면 전기 공급량이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철도 연결 한 발짝 진척, 전력문제 해결이 최대 변수
▲ 북한의 노후화한 철도.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관계자는 27일 “북한 전력이 불안정하고 전압 차이도 있기 때문에 남북 철도 연결에서 전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다”며 “하지만 남북 공동조사가 마무리된 뒤 구체적으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행되고 있는 열차인 전기동차와 광역철도, 전기기관차는 견인방식이나 동력분산 방식 등에서 차이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KTX 경부선과 호남선 일부가 동력분산식 전기동차고 광역철도는 통근형 전철로 활용된다. 전기기관차는 견인력이 좋아 1990년대 이후 화물수송열차 등으로 도입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은 2018년 6월 기준으로 모두 175대의 전기기관차와 2528대의 전기동차를 운행하고 있다.

이 열차들은 보통 입력전압이 교류 2만5천볼트(V)로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북한의 전력 공급 상황은 좋지 않다. 에너지 공급량 자체도 턱없이 부족한 데다 주파수 변동이 심해 전기동력 열차를 도입할 수 있을 정도의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북한의 전기 발전량은 남한의 4% 수준이다. 주파수는 남한과 동일한 60Hz인데 주파수 변동이 심해 47~51Hz를 왔다 갔다하고 송배전 손실율도 20~30%에 이른다.

전국 단일체계 송전설비가 없어 지역 단위로 송전해야 하기 때문에 전력 품질도 나쁘다. 높은 수준의 전력을 꾸준히 공급받아야 하는 전기기관차 운행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되는 것이 경유를 동력으로 하는 디젤기관차의 우선 투입이다.

그러나 디젤기관차는 현대에 거의 쓰이지 않는 기관차라는 점에서 ‘철도의 현대화’를 목표로 하는 북한의 합의를 이끌 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한국철도공사도 노후화한 디젤기관차를 차례로 폐차해 왔다. 순수 디젤기관차는 KTX 도입 이전에 모두 대체됐고 경유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든 뒤 전기로 움직이는 디젤 전기기관차 일부만 보존돼 있다.

디젤기관차는 석유를 동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고 환경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다른 에너지에 비해 효율성과 속도 면에서도 크게 경쟁력이 없다.

최근 철도기술연구원이 연구개발하고 있는 ‘다전원 추진 시스템’도 대안으로 떠오른다.

다전원 추진 시스템은 교류 2만5천 볼트, 직류3천 볼트, 직류 1만5천 볼트 등 다양한 전원을 이용할 수 있는 멀티파워 전원 추진 시스템이다. 

철도기술연구원은 “북한 전기 철도는 직류 3천 볼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 추진 시스템 개발로 여객과 화물 운송에 끊이지 않는 전원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전원 추진 시스템도 전력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힘들다. 낙후된 전력 공급과 품질로 사용 가능한 전력이 많지 않아 안정된 에너지 공급이 선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전력특구 조성과 이동식 발전기 사용 등의 해결방안도 거론된다. 그러나 전력특구 조성에는 최소 4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고 이동식 발전기는 연료비가 높아 비용을 따져봐야 한다는 점에서 적합한 대안이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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