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지난해 4분기에 기대치보다 부진한은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롯데쇼핑의 영업이익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롯데백화점의 매출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원준 사장은 롯데백화점의 핵심조직을 슬림화하고 현장인력을 강화해 올해 부진의 늪을 벗어나려 하고 있다.
◆ 롯데쇼핑 지난해 4분기 실적, 시장 기대치보다 부진 예상
한국투자증권은 16일 롯데쇼핑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소비경기가 부진한 탓에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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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 |
한국투자증권은 롯데쇼핑이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6330억 원, 영업이익 3750억 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6.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국내 백화점 매출이 예상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며 “해외사업부문도 마트와 백화점 모두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4분기 국내 백화점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 감소해 영업이익이 6.4% 줄어든 2760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백화점 구매객 수 하락에 더해 구매단가까지 낮아진 것으로 보여 소비경기 회복을 논하기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 5조7131억 원, 영업이익 4258억 원을 내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0.73%, 1.28% 줄어들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비중이 롯데백화점 44.5%, 롯데마트 9.4%, 롯데하이마트 12%, 롯데카드 18%, 롯데슈퍼와 롯데시네마 등 기타부문이 16.1%를 차지하고 있다.
◆ 이원준, 조직개편 통해 영업력 강화 나서
이원준 사장이 올해 들어 영업력 강화를 주요 추진과제로 꺼내 들었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헌 전 대표의 비리로 지난해 4월 취임한 뒤 ‘정도경영’을 강조하며 조직을 안정시키는 데 주력했다.
이 사장은 올해에도 롯데백화점의 실적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자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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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이 사장은 비대해진 조직을 슬림화하고 현장인력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조직개편이 눈에 띄는 성과를 보게 되면 롯데마트 등 나머지 계열사에도 이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핵심조직인 상품본부를 패션을 중심으로 하는 1본부와 식품과 생활가전용품에 집중하는 2본부로 나눴다. 롯데백화점이 상품본부를 둘로 나눈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롯데백화점은 각 상품본부 바이어들이 담당하고 있는 세부상품군도 기존 84개에서 120개로 늘렸다. 의사결정을 내리는 결제라인은 5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했다. 또 중간관리자인 ‘상품기획(MD)팀장’ 직책을 없애고 실무형 직책인 ‘수석바이어’로 바꿨다.
롯데백화점의 영업본부도 현장중심의 조직으로 바꿨다. 남는 인원을 영업으로 돌려 점포 영업인력을 기존보다 최대 두배까지 늘렸다. 또 롯데백화점은 이달부터 대외협력실을 신설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며 “변화하는 유통환경과 고객 요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의 이반 조직개편은 지난해 말 신동빈 회장의 발언 직후 속도가 붙은 것으로 전해진다.
신 회장은 지난해 11월 한 대담에 참석해 “정년연장은 필요하지만 55세 이후 직원의 임금은 낮춰져야 한다”며 “회사에 대한 공헌도가 40대까지 높지만 50대 이상은 회사가 손해를 보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