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06-22 17: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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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용평가회사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현재의 ‘AA-(안정적)’으로 이어갔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피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위에서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인 AA-등급, 향후 국가신용등급 전망도 지금 수준을 지킬 것으로 보이는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현재의 ‘AA-(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남한과 북한의 긴장이 완화됐지만 지정학적 위험성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여전히 남아있는 점을 신용등급 유지의 이유로 들었다.
피치는 북한의 비핵화 선언을 놓고 “군사적 대립의 위험성을 추가로 떨어뜨릴 출발점이 될 수 있고 지난 수십 년 동안 반복된 긴장의 고조와 완화 패턴을 극복하는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피치는 북한의 비핵화 선언 이후에도 남은 위험성을 놓고는 “비핵화 관련 합의가 이행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고 깨지기도 쉽다”며 “중국과 일본 등 주변 국가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아 문제가 복잡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피치는 남한과 북한이 비핵화 선언에 따라 단기간 안에 통일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한국의 재정상태에는 장기적으로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한국 경제를 놓고도 성장의 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8년 2.8%, 2019년 2.7%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고용 창출과 소득주도의 성장정책으로 내수경제가 강화되지만 수출 둔화, 국제유가 상승, 미국과 중국의 통상갈등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피치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현재 신용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AA’등급에 부합한다”면서도 “빠른 고령화와 낮은 생산성 때문에 경제성장률도 중기적으로 2.5%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치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매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올려 2020년 기준 2.2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고조 등에 따라 유출되는 자본이 늘어나면 기준금리 인상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2018년에 국내총생산의 4.1% 규모로 경상수지 흑자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이 둔화되면서 2017년에 집계된 국내총생산의 5.1%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피치는 가계부채 문제를 놓고는 규모가 크고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최근 증가 속도는 느려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대외건전성도 최근의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을 감안하면 빠르게 회복하는 탄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앞으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될 수 있는 요인으로는 지정학적 위험성의 구조적 완화, 신뢰할 수 있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부채감축 전략 시행, 의사결정구조 개편 등을 들었다.
반면 국가신용등급이 하향될 수 있는 요인으로는 지정학적 위험성의 중대한 악화, 예기치 못한 공공부문 부채의 대규모 증가, 예상보다 낮은 중소기업의 성장률을 꼽았다.
피치는 최고 단계의 국가신용등급인 ‘AAA’등급으로 미국, 독일, 캐나다 등 국가 11곳을 선정했다. AA+등급은 홍콩을 비롯한 3곳, AA등급은 영국과 프랑스 등 5곳으로 뽑았다. 한국과 같은 AA-등급으로는 대만, 벨기에, 카타르 등을 들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