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은 스스로를 ‘난 놈’이라고 부른다.
K리그 성남 일화 감독으로 부임한 2010년 아시아 최고 권위의 대회인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나는 난 놈이다"는 소감을 남겼다. 2017년에는 20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강호 아르헨티나를 꺾는 등 보기드문 승리도 일궈냈다.
'난 놈' 신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도 러시아 월드컵 쾌거의 주인공으로 만들 수 있을까?
우리 대표팀은 18일 오후 9시 스웨덴과 첫 경기를 시작으로 24일 멕시코, 27일 독일과 경기를 연다.
3팀 가운데 객관적 전력에서 우리보다 떨어지는 팀은 없다.
스웨덴이 가장 해볼 만한 상대라고는 하지만 월드컵을 4번 우승한 이탈리아를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꺾고 올라온 강팀이다. 세계 랭킹도 24위로 57위인 우리 대표팀보다 한참 높다.
해외 스포츠 전문매체들도 우리 대표팀의 수비 문제를 지적하며 16강 진출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미국 ESPN은 5월14일 “2002년 월드컵을 제외하면 한국 수비에는 늘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미국 야후스포츠도 5월22일 “한국의 16강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우리 대표팀 수비는 아시아 예선부터 줄곧 문제를 노출해왔다.
신 감독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평가전 내내 수비진에 다양한 실험을 했다. K리그 최강팀인 전북현대의 수비진을 그대로 대표팀에 적용하고자 했지만 김진수, 김민재 선수 등 주축들이 부상당하며 불가능하게 됐다.
최종 평가전이었던 12일 세네갈 경기까지 신 감독은 수비수의 조합과 진영을 바꾸는 실험을 계속했지만 대표팀은 2대 0으로 패배했다.
신 감독은 평가전 결과를 두고 “정보전이고 속임수였다”며 “수비진 구상은 이미 끝났다”고 말해왔지만 회의적 시선은 여전하다.
스웨덴 축구 국가대표팀의 얀 안데르손 감독은 이를 두고 "우리는 속임수가 필요없다"며 "우리의 준비는 완벽하다"고 말했다.
수비력은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로 꼽힌다. 단단한 수비를 기반으로 역습을 시도한 팀들의 이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34만 명의 작은 나라 아이슬란드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와 1:1로 비겼고 세계 랭킹 15위인 멕시코가 지난 월드컵 우승팀이자 세계랭킹 1위인 독일에게 1대 0으로 승리했다.
열세를 극복할 열쇠는 결국 수비인 셈이다.
'공격을 잘 하는 팀은 경기에서 이길 수 있지만 수비를 잘 하는 팀은 우승할 수 있다"는 축구계 속설이 있다.
특히 월드컵처럼 여러 경기를 치뤄야 하는 대회에서 안정된 수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한국을 제물로 1승을 챙기려는 혼전의 F조 강호들 사이에서는 더욱 그렇다.
신 감독이 대표팀 수비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고 ‘난 놈’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축구 팬들의 관심이 몰린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