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LG화학이 국내에서 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에 따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저장장치는 전기차 배터리와 제조 방식이 비슷하지만 대규모의 배터리가 필요한 만큼 수익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과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부사장. |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4일 “
문재인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전체의 20%까지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태양광모듈뿐만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분야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정부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생성된 전력을 사들일 때 기준이 되는 공급인증서 가중치(REC)를 높이는 방안을 내놨다.
공급인증서 가중치가 높아지면 신재생에너지를 취급하는 사업자들이 얻는 이익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에너지저장장치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전기를 발생할 수 있는 시간대가 일정하지 않아 이를 저장해둘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SDI나 LG화학은 북미나 유럽 등에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 국내 신재생에너지사업이 확대되면 크게 수혜를 입을 기업으로 꼽힌다.
삼성SDI는 한국전력으로부터 에너지저장장치사업을 수주했으며 LG화학 역시 지난해 말 한전에너지솔루션과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 중소기업에 에너지저장장치 보급을 확대할 발판을 마련했다.
시장조사기관 네비건트리서치는 3월 전 세계 에너지저장장치기업 경쟁력 평가에서 LG화학과 삼성SDI를 각각 1, 2위로 꼽았다.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을 글로벌 기준 60%를 넘어선다.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와 동일한 기술 기반을 지니고 있지만 수익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너지저장장치는 사용되는 배터리 양이 많은 데다 까다로운 기술력을 요구한다”며 “또 전기차 배터리보다 공급회사가 적은 만큼 가격 협상력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파악했다.
삼성SDI와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육성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익성이 저조한 데다 최근 중국 CATL 등 경쟁회사들의 위협도 끊이지 않고 있어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사업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중국 배터리회사들은 비야디, 리셴 등이 에너지저장장치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존재감이 미약한 데다 품질 신뢰성이 낮은 만큼 LG화학이나 삼성SDI가 중화권 회사들보다 경쟁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