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상선 현대방콕호가 현지시각으로 11일 미국 서해안에서 미국인 조난자 2명을 구조했다고 현대상선은 13일 밝혔다. 사진은 현대상선의 노창원 현대방콕호 선장(뒷줄 오른쪽 첫 번째) 등 현대방콕호 선원들이 12일 ‘현대 방콕호’에서 하선하기 직전 조난자 2명(뒷줄 오른쪽 두 번째와 세 번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뱃머리를 북북서로 돌려 전속력으로 항진하라.”
현대상선 노창원 현대방콕호 선장이 11일 미주 서안노선을 운항하다 긴급구호 무전을 듣자마자 선원들에 명령했다.
현대상선은 미국인 조난자 2명을 무사히 구조했다.
13일 현대상선에 따르면 현대방콕호는 현지시각으로 11일 오후 8시경 미국 서해안을 지나며 미국 해양경비대로부터 “미국인 2명이 탄 보트가 북북서 9마일 지점에서 표류하고 있다”며 “보트가 난파 직전이다”라는 내용의 무전을 받았다.
현대방콕호는 6천800TEU급 컨테이너선으로 승무원 23명이 탑승하고 있으며 태국 램차방, 베트남 바리어붕따우, 대만 가오슝, 한국 부산, 미국 로스엔젤레스, 미국 오클랜드, 부산, 가오슝, 중국 홍콩을 기항한다. 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뜻한다.
보트 조난지점은 해안에서 160킬로미터 떨어진 망망대해였다. 바다에 28노트(시속 52킬로미터)로 비바람이 불고 있었으며 파도가 치고 있었는데 파고가 3미터가 넘었다.
노 선장은 구조지점으로 뱃머리를 돌리고 선원들에 구조 준비를 하도록 명령했다.
현대방콕호 선원들은 조난지점에 도착한 뒤 인명구조용 보트를 내리려 여러 번 시도했는데 바람과 파도 때문에 포기했다.
선원들은 직접 몸에 밧줄을 묶고 현대 방콕호 외벽계단을 타고 내려가 조난 보트에 접근했다. 20대 1명과 30대 1명 등 미국인 조난자 2명을 밧줄로 구조해 현대 방콕호로 옮겼다.
현대방콕호는 오후 9시23분 구조작업을 마무리했다. 긴급구호 무전을 받은 뒤 73분 만이었다.
현대방콕호는 12일 오후 4시25분 미국 로스앤젤레스항에 도착해 조난자들을 미국 해양경비대에 인계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번 구조 활동으로 현대방콕호의 입항 일정이 다소 지연됐지만 인도적 차원의 구조활동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어 다행스럽게 여기고 있다”며 “비상 대응훈련을 정기적으로 진행해온 덕에 악천후 속에서도 조난자를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