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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가격 올랐지만 원화 강세 탓에 조선3사 실질적 이익은 없어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8-06-04 11: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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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사가 선박 가격의 상승에도 수익성 개선 효과를 당장 보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한 번 선박 가격이 오르면 이런 흐름이 향후 몇 년 동안 지속된다는 점에서 한국 조선사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4일 “선박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달러환율이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조선사가 실제적으로 누릴 수 있는 이익은 없다”고 분석했다. 
 
선박 가격 올랐지만 원화 강세 탓에 조선3사 실질적 이익은 없어
▲ (왼쪽부터)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선박 가격을 지표화한 신조선가 지수가 5월 128포인트를 기록했다. 2016년 12월보다 4.1% 정도 올랐다. 

하지만 클락슨의 신조선가 지수는 달러를 기준으로 봤기 때문에 선박가격이 오른 것처럼 보일 뿐 원화 가치로 따져보면 오히려 선박 가격이 1년 반 동안 7.3% 정도 떨어졌다고 정 연구원은 파악했다. 

특히 한국 조선사가 주로 수주하는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선박 가격이 원화 가치를 반영할 때 하락폭이 컸다고 정 연구원은 분석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 선박 가격은 2016년 말 8450만 달러에서 올해 5월 8750만 달러로 올랐지만 한국 조선사가 수주를 휩쓸다시피 하는 LNG운반선 선박 가격은 1억8천만 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원화 가치로 살펴보면 초대형 원유운반선 선박 가격은 1년 6개월 동안 7.8%, LNG운반선 선박 가격은 18.6% 정도 떨어졌다. 

정 연구원은 “정상적 시장에서라면 환율 하락분을 선박 가격에 반영할 수 있겠지만 한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 조선사도 이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며 “조선사의 선박 가격 협상력이 발주처보다 약하다는 증거”라고 파악했다. 

다만 선박 가격이 일단 오르기 시작하면 몇 년 동안 상승세를 탄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양형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올해 선박 가격이 오른 것은 조선사가 선박 가격 인상 주기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라며 “과거에 그랬듯 앞으로도 몇 년 동안 선박 가격 상승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박 가격이 올랐다가 최저점으로 떨어지는 주기가 반복된다고 파악됐다.

양 연구원은 1986~2002년, 2003~2017년까지 두 번의 선박 가격 주기를 놓고 봤을 때 1986년부터 1991년까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한 주기당 6년 정도 선박 가격이 오르는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선박 가격이 오른 것은 선박 가격 주기가 새롭게 시작되어 상승세를 타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양 연구원은 “선박 가격 상승 흐름이 계속 이어지면서 국내 조선사가 수주 확대의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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