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하면서 당혹해 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국내 1위, 세계 2위의 면세점사업자인 데다 입찰가격도 DF1구역과 DF5구역 모두에서 가장 높게 써냈음에도 탈락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이 해외로 떠나는 인파들로 북적이고 있다.<뉴시스>
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호텔롯데)은 전날 나온 입찰 결과를 놓고 다양한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세부점수 공개 요구, 앞으로 입찰과정에서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개선 건의 등을 놓고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전날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DF1구역과 DF5구역 면세점 사업자 복수 후보로 신라면세점(호텔신라)와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을 선정했다. 입찰가격 40%, 사업능력 60%의 배점으로 후보를 선정했다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은 DF1구역과 DF5구역에 각각 2800억 원, 680억 원을 각각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두 구역 모두 이번 입찰에 참여한 4곳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롯데면세점과 비슷한 수준으로 DF1구역과 DF5구역에 각각 2760억 원, 680억 원을 써냈다.
반면 신라면세점은 이보다 적은 2200억 원, 500억 원을 DF1구역과 DF5구역에 각각 적어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이 가격을 가장 높게 적어낸 데다 세계 2위 사업자인 만큼 사업능력에서도 다른 곳보다 점수를 낮게 받았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이 철수를 결정해 이번 입찰이 이뤄지게 된 만큼 이른바 ‘괘씸죄’가 적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부터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으나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철수를 결정했다.
롯데면세점이 이번 결과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실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인천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계속 운영하고 입찰에 참가하려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사이가 더 틀어져 봤자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시끄럽게 여론에 오르내리면 이 점 역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면세점으로선 벙어리 냉가슴 앓듯 조용히 지나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