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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학, 중소기업 기술 탈취 근절 위한 '아쉬운' 첫 걸음 내딛어

조예리 기자 yrcho@businesspost.co.kr 2018-05-31 16:5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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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중소기업 기술을 보호하려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 기술 보호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을 주도하고 기술침해심사위원회(가칭)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1585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홍종학</a>, 중소기업 기술 탈취 근절 위한 '아쉬운' 첫 걸음 내딛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하지만 개정 원안에 담긴 시정명령 조항이 삭제되는 등 법안이 상대적으로 힘을 잃으면서 실효성을 보장하기 힘들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1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 기술 보호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기술 탈취를 근절할 구체적 대책을 마련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개정안이 공표 후 6개월 뒤 시행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시행령을 마련하고 있다”며 “중소벤처기업부 안에 기술침해심사위원회와 기술보호지원단을 구성하는 등 여러 가지 방면에서 중소기업의 기술을 보호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장관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취임한 뒤 꾸준하게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를 가장 먼저 해결할 것이라는 뜻을 밝혀왔다.

홍 장관은 2017년 11월23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 부분을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월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대기업의 기술 탈취 문제 해결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이런 정책 기조에 따라 중기부 제1호 법안으로 중소기업 기술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내놨다.

중소기업 기술 보호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기술 침해행위가 발생하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사안을 직접 조사한 뒤 시정권고, 행정처분 등을 내리는 것을 뼈대로 한다.

지금까지는 기술 침해가 발생하더라도 중소벤처기업부가 당사자 사이의 합의를 전제로 조정을 할 수 있을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기 힘들었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기술보호지원단이 지방 중소기업청이나 특허청 등 관련 행정기관과 협력해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이에 따른 징계 절차를 밟게 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니는 조사권한은 수사권에 해당하지 않지만 기업이 사실을 왜곡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조사에 불응하는 등의 행위를 하면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어 어느 정도의 강제력이 있다.

하지만 개정안의 실효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애초 중소기업 기술 보호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핵심내용으로 담겼던 ‘기업이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아니하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그 이행을 명할 수 있다’는 시정명령 조항이 삭제됐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기술 보호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서 정의하고 있는 중소기업 기술은 그 범위가 포괄적이고 모호해 이를 구성요건으로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하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것이 시정명령 조항 삭제의 주된 이유다.

이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가 기술 침해와 관련해 권고하는 사항은 행정적 강제성이 있을 뿐 법적 강제성을 띄지 않는다.

과태료가 1천만 원 이하로 책정돼 처벌 수위가 약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소기업 기술 보호 지원에 관한 법률에는 양벌규정이 없어 과태료는 개인이 아닌 기업이 부담하게 되는데 기술 탈취 문제에서 처벌되는 대상이 주로 대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천만 원은 부담스러운 금액이 아닐 수 있다.

과태료 부과 이외에도 기업의 기술 탈취 사실을 공표하는 등의 조치가 가능하지만 기술 탈취를 통해 누리는 이익과 비교하면 대기업에 큰 불이익이라고 보기 힘들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개정안에 처벌조항이 빠지면서 기술 탈취 제재 조치에 실효성이 떨어지게 된 것은 사실”이라며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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