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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왓슨' 덕을 언제 볼까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5-01-11 09: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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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M,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왓슨' 덕을 언제 볼까  
▲ 지니 로메티 IBM CEO(왼쪽)와 마이크 로딘 수석 부사장이 지난해 10월 ‘IBM 글로벌 왓슨’ 본사를 열었다.

IBM은 수퍼컴퓨터 ‘왓슨’을 통해 인공지능 분야에 가장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IBM은 퀴즈쇼에서 왓슨이 인간을 이기는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IBM은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을 금융과 의료 분야에서 상용화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문제는 IBM의 실적이다. 지니 로메티 CEO는 2012년 IBM의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왓슨에만 10억 달러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IBM이 지난해 3분기까지 10분기째 부진한 실적을 보여주면서 왓슨에 계속 막대한 투자를 할 수 있을지 불안한 시선이 모이고 있다.

◆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은 어떻게 진화했나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왓슨은 세계적 싱크탱크로 불리는 ‘왓슨연구소’에서 나왔다.

인공지능 슈퍼컴퓨터란 사람의 언어로 질문을 던지면 곧 알아듣고 스스로 생각해 몇 초 안에 답을 말할 수 있는 컴퓨터를 뜻한다.

왓슨연구소는 IBM의 창업주인 토마스 J. 왓슨의 이름을 따 1961년 미국 뉴욕에 설립됐다. 세계 12개 리서치센터의 본사 역할을 한다.

왓슨연구소는 9일 서울 상암DMC에 노인건강과 도시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소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왓슨연구소는 오래 전 슈퍼컴퓨터의 시초인 ‘딥 블루’로 인공지능 하드웨어에 도전했다. 딥 블루는 1997년 러시아 체스 챔피언인 가리 카스파로프와 체스 대결에서 이기면서 널리 알려졌다.

IBM은 딥 블루를 더욱 발전시켜 창립 100주년인 2011년 ‘왓슨’을 세상에 내놓았다. 왓슨은 그해 미국의 퀴즈쇼인 ‘제퍼디’에서 인간 챔피언들을 단숨에 이기는 이변을 연출했다.

IBM은 이때부터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개발을 주도하게 됐다. IBM은 2013년 왓슨의 응용 프로그래밍 환경(API)을 외부 개발자에게 개방해 왓슨을 이용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빗장을 풀었다.

왓슨은 지금 인공지능 컴퓨터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왓슨은 구조화된 자료는 물론이고 자연어로 기록돼 구조화되지 않은 자료까지 인식할 수 있다.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이 이처럼 인간을 뛰어넘는 지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분야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주로 활용되는 의료와 과학, 금융 분야뿐 아니라 사실을 연결짓는 추리력을 요구하는 사회범죄 해결에도 쓰인다.

IBM 관계자는 “왓슨은 산업은 물론이고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등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왓슨의 최종 목표는 ‘생각하는 컴퓨터’다. 왓슨연구소에 들어가면 입구에 창업자 왓슨의 동상과 함께 ‘생각하라(THINK)’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왓슨은 하루가 다르게 스스로 지식을 습득하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있다. 현재 1초에 80조 번에 이르는 연산능력을 갖췄고 1초에 책 100만 권 분량의 빅데이터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크기도 매우 줄었다. 왓슨은 2011년에만 해도 냉장고 10대만 한 크기였으나 지금은 피자상자 4개 만큼 크기가 줄어들었다.

  IBM,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왓슨' 덕을 언제 볼까  
▲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컴퓨터인 ‘왓슨’이 2011년 2월 미국의 퀴즈쇼 ‘제퍼디’에서 문제를 풀고 있다.

◆ 왓슨은 어디까지 활용될 수 있나


IBM은 왓슨을 통해 금융과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되는 생태계를 먼저 구축하려고 한다.

왓슨은 2012년 말부터 싱가폴 DBS은행, 호주뉴질랜드 은행, 캐나다 로열은행 등에서 쓰이고 있다. 은행이 보유한 상품목록과 고객정보를 빅데이터로 연결해 투자자에게 적합한 종목을 제안해 준다.

IBM의 왓슨은 금융은 물론이고 의료나 헬스케어 분야에 뛰어들었다. 왓슨의 다음 목표는 암을 정복하는 것이다. 왓슨은 2천만 페이지 분량의 암 정보와 임상결과 등 최신논문을 기반으로 진료기록을 분석해 최적의 치료법을 의사들에게 제안한다.

미국 뉴욕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MSK)와 MD앤더슨 암센터는 지난해부터 암 진단과 치료에 왓슨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린다 친 MD앤더슨 암센터 교수는 “의사들은 서류작업에 힘겨워 하고 수익에 신경쓰느라 최신 논문을 읽을 시간도 부족하다”며 “왓슨과 같은 제품이 의사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왓슨은 MD앤더슨 암센터에서 200명 가량의 백혈병 환자에 대한 치료법을 제시했다. 의사들의 판단과 비교했을 때 치료법이 80% 이상 들어맞았고 부정확한 경우는 3%미만이었다.

하지만 왓슨이 아직 완벽하게 의사의 정보를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사가 환자 차트에 급하게 작성한 문장들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의사의 개별 환자 진료를 돕는 제품보다 환자 다수의 비용과 효율성 관리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 성공을 거두었다”며 진단과 처방에서 왓슨을 활용하는 데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 IBM은 왓슨 덕을 언제 볼 수 있을까

IBM은 1911년 설립된 이래로 IT업계의 맏형 역할을 하며 성장을 견인해 왔다. 하지만 애플과 구글 등이 낳은 변화에 제때 적응하지 못하면서 매출이 지난해 3분기까지 10분기 연속으로 떨어지고 있다.

IBM은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을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지니 로메티 IBM CEO는 “지난 3분기 실적이 실망스럽게 나왔다”며 “전례 없는 빠른 속도로 산업이 변화해 이런 결과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IBM은 인공지능 등에 구사하는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장래성이 좋은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로메티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슈퍼컴퓨터 왓슨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사업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구글, 애플, 아마존과 같은 IT기업과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들도 앞다퉈 인공지능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공지능 사업은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데 IBM의 경우 실적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IBM이 지난해 3분기에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보여주면서 앞으로 왓슨에 대한 투자 계획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로메티는 2012년 취임하면서 왓슨에만 10억 달러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IBM의 왓슨을 담당하는 부서가 2018년까지 10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달성도 사실상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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