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05-30 17:3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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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내정자가 ‘낙하산인사’ 논란에서 빗겨가 신용보증기금의 조속한 안정을 이룰 수 있을까.
윤 내정자는 1975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줄곧 정부에서 일했다. 30년 이상을 경제관료로 지내오면서 노무현 정부 시절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까지 올랐다.
▲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내정자.
윤 내정자가 경제정책수석을 맡고 있을 당시 개각설이 돌 때마다 장관 후보 1순위로 거론될 만큼 노 전 대통령을 안정적으로 보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7년 노 전 대통령 임기의 마지막 개각 때 예상대로 국무조정실장에 올랐다.
윤 내정자는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도 손발을 맞춰왔고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았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을 준비했을 때에도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함께 경제정책을 구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보증기금은 정권의 보은인사로 이사장이 선임되거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중도 사퇴하는 일이 반복됐다.
노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후배이자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박철용 전 신용보증기금 감사는 참여정부 말인 2006년 12월 신용보증기금 상임감사에 선임됐을 당시 신용보증기금 노조로부터 출근을 저지당했다.
노조는 전문성이 없는 박 전 감사가 보은인사로 감사 자리에 앉았다며 거세게 항의했고 박 전 감사는 임기 내내 노조와 갈등을 빚다가 결국 2009년 1월 임기를 마치지 못한 채 사임했다.
2013년 3월에는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각 부처 산하기관장과 공공기관장은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뒤 당시 안택수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임기 만료와 맞물려 교체됐다.
안 전 이사장은 한 번 연임했기 때문에 교체될 것으로 예상되긴 했지만 안 전 이사장이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대구지역 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박근혜 후보와 대립각을 세운 이력이 있어 업계는 교체가능성을 더욱 높게 봤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설 당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신용보증기금지부는 ‘낙하산인사 근절’을 향해 기대감을 보였다.
전국금융산업노조는 2017년 5월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며 더불어민주당과 ‘낙하산인사 근절 및 관련 제도 보완’ 등에 대한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2018년 2월 황록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임기를 절반 남겨둔 상태에서 물러날 뜻을 밝히면서 다시 갈등은 불붙었다.
신용보증기금 노조는 3월 성명서를 내고 “경제민주화와 중소기업 지원 강화를 약속한 문재인 정부에서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선임이 ‘정피아’와 ‘관피아’의 자리싸움으로 흘러가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런 낙하산인사가 반복되면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노력 자체가 정당성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내정자가 내정되기 전까지 최근 3개월 동안 이사장 후보 명단을 두고 금융위와 신용보증기금 임원추천위원회가 여러차례 옥신각신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피로도도 쌓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내정자의 경력이 최근 신용보증기금에서 불거졌던 ‘관피아’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은 만큼 취임과 동시에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신용보증기금의 역할을 빠르게 파악하고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