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사전 예고 없이 긴급 정상회담을 진행한 데 해외언론들은 대체로 긍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유지에 책임을 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게임'에서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 |
워싱턴포스트는 26일 "한국과 북한의 지도자가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예고 없이 정상회담을 진행했다"며 "북미 정상회담을 살리기 위한 다급함이 엿보인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약 2시간에 걸쳐 회담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6월12일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하자 김 위원장의 요청으로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가 긴급하게 진행된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결정에 뒤통수를 맞은 문 대통령이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한 결단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을 맡은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문 대통령은 멈춰버린 미국과 북한의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자존심을 세우지 않고 미국과 북한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영국 가디언은 애덤 마운트 미국 국방태세프로젝트 총괄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과 달리 문 대통령은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무거운 책임을 안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북미 정상회담을 정상 궤도로 돌려놓기 위한 문 대통령의 적극적 노력이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돋보였다며 남북 관계가 우호적이라는 점도 충분히 증명됐다고 바라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싱크탱크 분석가를 인용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래된 친구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며 "긴급한 요청에도 만날 수 있는 편안한 관계가 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영국 셔필드대 동아시아학 교수를 인용해 "문 대통령은 80%에 이르는 국민 지지를 등에 업고 대북정책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며 평화의 중재자 역할로 확실히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영국 BBC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이번 정상회담이 '헐리우드식 미팅' 이었다며 보여주기에 불과했다는 비판적 시각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남북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재추진할 수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27일 열린 남북 정상회담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를 위해 노력하며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