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한지역 통일각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확고히 지니고 있지만 미국이 체제 안전의 약속을 지킬지 걱정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2차 남북 정상회담 내용 발표 직후 열린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26일 분명하게 피력했다”며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가 아니라 미국의 적대관계 종식과 체제 안전 약속을 확실히 믿을 수 있는가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이러한 걱정과 관련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이룬다면 적대관계를 확실히 종식시킬 뿐 아니라 경제적 번영까지 도울 뜻이 있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며 “북미 두 나라 사이에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히 인식하는 가운데 회담이 지금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실무협상도 6·12 본회담도 잘 되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가 남한과 북한 그리고 미국 사이 3자 핫라인을 개설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아시는 바와 같이 남북 사이에 최근 (핫라인이) 개설되었고 북미 사이에도 앞으로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남북미 3국 사이에 핫라인 통화를 개설할 정도까지 가려면 남북미 3자 정상회담부터 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 당일이 아닌 하루가 지난 후에 회담 내용을 밝힌 이유를 놓고 “김 위원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북한의 형편 때문에 논의된 내용을 27일 보도할 수 있다고 하면서 우리도 같은 날 발표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과 일문일답 내용이다.
-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진 구체적 배경이 궁금하다. 그리고 향후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2차 정상회담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아시는 바와 같이 4·27 판문점 선언의 후속 이행과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준비 과정에서 어려운 사정들이 있었다. 그런 사정들을 잘 불식시키고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일궈내는것, 그리고 또 4·27 판문점 선언의 신속한 이행을 함께 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봤다. 그런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요청을 해왔고 또 남북 실무진이 통화를 통해서 협의를 하다가 직접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서 전격 회담이 이뤄졌다. 그런 사정 때문에 사전에 회담 사실을 미리 언론에 알리지 못한 데 양해를 구하고 싶다."
-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이 실제 6·12 북미회담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전망하나. 그 과정에서 남아있는 변수가 있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피력했다. 김 위원장에게 불분명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아니라 진행한다면 미국에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란 데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것에 걱정이 있다고 한다. 반면에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이룬다면 적대관계를 확실히 종식할 뿐아니라 경제적 번영까지도 도울 뜻이 있다는 의사를 분명히 피력했다. 저는 양국이 각자 안고 있는 의제들을 전달하고 직접 소통을 통해서 상대 의지를 확인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6·12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릴 것인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지금 북미 사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이 곧 시작될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실무협상 속에는 의제에 관한 협상도 포함된다. 이 의제와 관련해 실무협상이 얼마나 순탄하게 잘 맞춰지는가에 따라 6·12 북미 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열릴 것인가, 성공할 것인가가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북미 양국 간 상대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분명히 인식하는 가운데 지금 회담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실무협상도, 6월12일에 본회담도 잘 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했는데 그런 판단의 근거가 무엇인가. 2차 정상회담에서 그와 관련한 김 위원장의 워딩을 소개해달라. 또 김 위원장은 단계적·동시적 해법을 말했는데 혹시 어제 회담에서 그와 관련된 더욱 진전된 다른 내용을 대통령에게 말했는지 궁금하다.
"여러 차례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김 위원장을 만나 직접 확인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와 관련된 추가적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 비핵화의 뜻이 같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실현해 나갈 것인가 로드맵은 또 양국 간의 협의가 필요하다. 그런 과정이 어려울 수 있다. 그 로드맵은 북미 간 협의할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앞질러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북한의 비핵화는 어떤 의미인가. (남북 정상회담) 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소통을 직·간접적으로라도 했는가. 또 김 위원장을 만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참고하고 만난 기회가 됐는지 궁금하다.
"우선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그동안 말했기 때문에 거듭된 답변이 필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북미 정상회담을 하려면 그 점과 관련된 상대방 의지를 확인한 뒤에 회담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북미 간 회담을 확인하고 실무협상을 한다는 것은 미국에서도 북한의 그러한 의지를 확인한 것이 아니냐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 혹시라도 확인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 실무협상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분명히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모든 노력은 한편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에 반드시 필요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것이다. 그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서 저는 미국과 북한 양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하고 있다. 김 위원장과 2차 회담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아시는 바와 같이 이미 미국 측에 전달했다는 말씀을 드린다."
- 남한 북한 미국 정상이 3자 간 핫라인 통화를 하는 것은 어떠한가.
"핫라인 통화라는 것이 말하자면 즉각 전화를 받을 수 있는 통신 회선이 연결돼야 한다. 남북 간에는 최근에 (회선이) 개설됐고, 북미 간에도 앞으로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마도 그런 남북미 3국 간 핫라인 통화를 개설할 정도까지 가려면 사전에 남북미 3자 간 정상회담부터 해야되지 않을까 싶다. 그 기대를 지니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한다면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서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