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단단한 회사.
정성립 대표이사 사장이 내건 새로운 대우조선해양이다.
정 사장은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과 특수선사업을 중심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작지만 단단한 알짜 회사’로 탈바꿈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운반선부문에서 전 세계 조선사 가운데 원가 경쟁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수선부문에서는 경쟁사인 현대중공업 부진으로 반사이익을 톡톡히 볼 가능성이 높다.
22일 금융정보유통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매출 9조4895억 원, 2019년 매출 7조8180억 원, 2020년 매출 7조4819억 원 낼 것으로 전망됐다.
FN가이드가 내놓은 실적 전망은 대우조선해양이 목표대로 몸집을 줄이는데 데 성과를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 채권단에 약속한 5조9천억 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2020년까지 이행해 2021년 매출 규모를 6조~7조 원 수준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정부가 매출 규모는 작지만 안정적 이익을 낼 수 있는 회사로 대우조선해양을 바꿔 중장기적으로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정해둔 데 따른 것이다.
정 사장은 올해 3월 열린 제1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어둡고 힘들었던 시기를 이겨내고 터널의 끝에 서 있다”며 “대우조선해양이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빠르게 탈바꿈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 사장이 LNG운반선과 특수선을 중심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수주곳간을 채운다면 이런 목표를 한결 수월하게 달성할 수도 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이 경쟁사보다 LNG운반선에서 수익성이 더 좋다”며 “대우조선해양이 LNG운반선 기술을 개발해 건조원가를 낮췄을 뿐 아니라 대량 수주에 따른 반복 건조의 효과를 본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7년 말까지 LNG운반선 121척을 인도했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LNG운반선 인도실적이다. 17만3천㎥급 LNG운반선 규모의 동일모델을 주로 수주하면서 반복 건조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운반선부문에서 1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내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 등 경쟁사보다 LNG운반선 영업이익률이 훨씬 높다.
박 연구원은 이를 가리켜 “대량 수주에 따른 반복 건조의 효과야 말로 조선사의 수익성을 좋게 만드는 원천이자 기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LNG운반선의 매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51%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이 LNG운반선 건조 일감을 많이 확보하고 있어서 지속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올해부터 2019년까지 군함 등 특수선부문에서 5조3천억 원 규모의 발주를 진행하는 점도 대우조선해양으로서는 큰 호재다.
대우조선해양은 군함 등 특수선을 건조할 자격을 갖춘 몇 안 되는 조선사다. 그동안 유일한 경쟁자인 현대중공업과 초계함 등 군함급 대형 전투함이나 잠수함을 수주하기 위해 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현재 한국수력원자력 비리와 연관된 혐의로 2019년 11월까지 공공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정부가 대형 전투함이나 잠수함을 발주한다면 이를 대우조선해양이 독차지할 수도 있다.
군함 등 특수선은 수익성이 썩 좋지는 않지만 정부가 진행한다는 점에서 안정적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이 지향하는 ‘작지만 단한한 회사’에는 꼭 필요한 사업인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