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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뛰어든 '소버린 AI' 세금 낭비에 그치나, 미국 빅테크와 경쟁에 한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5-07-14 16: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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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뛰어든 '소버린 AI' 세금 낭비에 그치나, 미국 빅테크와 경쟁에 한계
▲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소버린 AI 구축 노력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인공지능 반도체 등 분야에서 여전히 미국의 기술에 의존이 높고 빅테크 기업의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보다 효율성도 낮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GPU 반도체 기반 서버 제품.
[비즈니스포스트] 전 세계 각국 정부가 자국 내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통한 ‘소버린 AI’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의 새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소버린 AI가 실질적으로 미국 기술에 크게 의존하는 데다 대형 빅테크 기업과 경쟁하기도 어려운 만큼 비효율적 지출로 이어지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각)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각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새 대형 고객 기반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세금 낭비에 불과한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오래 전부터 모든 국가가 자국 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며 소버린 AI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필수 산업 및 소비재 일부를 반드시 자국 내 공장에서 생산해야 하는 것처럼 인공지능 역시 현지에 위치한 ‘AI 공장’에서 개발되고 운영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은 곧 이러한 흐름에 적극 동참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초부터 200억 유로(약 32조3천억 원)를 들여 최대 5곳의 인공지능 ‘기가팩토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도 최근 소버린 AI를 위해 각각 수십 만 대의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를 구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도 출범 뒤 소버린 AI를 한국 인공지능 산업 정책의 전면에 내세우고 수만 대의 인공지능 반도체 확보 목표를 제시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전 세계 20개 이상의 국가가 소버린 AI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연히 이는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엔비디아에 새 성장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최근 전 세계 각국의 소버린 AI 프로젝트가 향후 수 년에 걸쳐 엔비디아에 2천억 달러(약 276조 원)의 누적 매출을 안겨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엔비디아 주요 고객사인 아마존과 구글,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내는 만큼 소버린 AI에 걸린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각국 정부의 물량 확보는 빅테크 기업들에 편중된 인공지능 반도체의 대규모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한국도 뛰어든 '소버린 AI' 세금 낭비에 그치나, 미국 빅테크와 경쟁에 한계
▲ AMD 인공지능 GPU 기반 서버용 반도체 제품 홍보용 이미지.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주요 국가의 소버린 AI 프로젝트가 실질적으로 기술 독립에 기여해 미국 빅테크에 의존을 낮추는 데 기여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각국 정부는 소버린 AI 추진 배경으로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 경쟁력 향상, 민감한 자국 내 개인정보 보호, 기술 접근성 강화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인공지능 기술을 완전히 의존하는 일을 피하겠다는 목적이다.

유럽연합은 미국과 기술 경쟁에서 격차를 좁히겠다는 목표를 두고, 인도는 자국 언어 및 문화적 가치를 반영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두고 소버린 AI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인공지능 기술에 핵심인 고사양 반도체를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와 AMD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각국의 노력은 분명한 한계를 맞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인공지능 반도체를 구동할 수 있는 데이터서버 역시 대부분이 델과 슈퍼마이크로 등 미국 업체에서 제조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세계 각국이 이미 인공지능 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소버린 AI가 각국 정부의 데이터 보호 등 보안 측면에서는 긍정적 성과를 낼 잠재력이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이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시됐다.

이들 기업이 이미 전 세계에 데이터 보안 기능을 강화한 ‘소버린 클라우드’ 서비스 출시를 계획하며 소버린 AI 구축보다 효율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막대한 세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소버린 AI 프로젝트가 비용 효율성은 낮고 실제 효과도 불분명한 프로젝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국 정부가 소버린 AI를 위해 필요한 투자 금액 대비 효과를 더 면밀하게 살피고 경제성을 판단해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투자기관 인터커넥티드캐피털의 분석을 인용해 “대다수의 소버린 AI 구축 시도는 세금 낭비에 불과한 반면 엔비디아에는 최적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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