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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논란 새 국면 맞나

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 2018-05-18 16: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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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관련한 금융위원회 감리위원회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과연 새로운 국면인가

18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결국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논란 새 국면 맞나
▲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17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감리위원회에 소명을 위해 금융위로 출석하던 가운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논란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본 게 맞는지에 쟁점을 두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콜옵션 행사는 감리위에서 판단을 내리는데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금에 와서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를 하든 포기를 하든 이는 사후적 행위일 뿐이고 중요한 것은 2015년 당시의 처리 근거라는 말이다. 따라서 감리위에서 판단하는 것도 2015년 당시의 회계 처리의 근거를 놓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도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당시에 바이오젠이 앞으로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라고 파악했다는 주장을 더 강력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들을 제시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소식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논쟁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카드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정말로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한다고 했으니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가 맞고 더이상 왈가왈부할 것이 없다"라는 식의 생각이 지배적으로 자리잡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시장도 이에 반응하듯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소식이 알려지자 장이 열리자 마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전날 종가에 비교해 6.41%나 올랐다. 18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2.64% 오른 채 장을 마쳤다.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공인회계사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언론 플레이'가 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일각이 아니라 많은 각에서 많은 (언론플레이)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 금융감독원의 스모킹건은 있나, 있다면 스모킹건이 맞을까

금융감독원은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논리를 엎을 ‘스모킹건(결정적 단서)’이 없거나 있다고 생각하는 ‘스모킹건’이 통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이날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 중간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를 입증할 핵심증거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나름대로 충분히 이 문제를 검토했고 그 결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논란 새 국면 맞나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18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에 이미 삼성바이오에피스 주가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격보다 훨씬 높았던 만큼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 합리적이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이 콜옵션 등 잠재적 의결권이 행사될 가능성을 고려해 지배력을 따져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장도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통보했다는 증거가 나오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의 콜옵션이 확실히 의미가 있기 때문에 회계 처리를 변경한 것이라는 주장은 힘을 잃게 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금감원 조사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나스닥 상장을 준비할 때 바이오젠에게 행사의지를 먼저 물어봤고 바이오젠은 행사여부를 말하기 전에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외 판권을 대가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를 거부했고 결국 바이오젠도 콜옵션 행사를 당시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정황이 명백한 증거로 나타나면 금감원에서 판단한 것처럼 바이오젠은 당시 콜옵션을 행사할 의지가 없었던 게 된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 거부의사를 밝힌 적이 없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이 없던 일로 되면서 콜옵션 행사와 관련한 얘기가 더 이상 오가지 않은 것 뿐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논쟁이 진실 공방에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감원의 스모킹건이 위력을 얻기 위해서는 당시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마련돼야 할 것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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