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장 선거에서 김기현 자유한국당 후보와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서로 다른 경제공약을 내놓고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현직 시장인 김 후보는 울산의 자체 경쟁력 강화를 제시한 반면 울산에 더불어민주당 깃발을 세우려는 송 후보는 교류협력을 통한 산업허브 육성의 비전을 내걸었다.
▲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왼쪽)와 김기현 자유한국당 후보. |
김기현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는 18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울산의 3대 주력산업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조선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기술혁신사업을 펼치고 조선해양미래산업연구원을 설립해 해외 인력 유출을 방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조선해양플랜트산업과 관련한 민관협력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스마트 선박 기술을 연구하고 해양플랜트 역량 강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자동차산업은 지능형 미래자동차 중소기업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려고 한다. 부품 협력사들을 지능형 미래자동차 부품으로 업종을 전환해 미래차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석유화학산업분야는 LNG벙커링사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동북아 오일 허브사업과 연계해 울산항을 오일과 LNG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항만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16일에는 4차산업혁명 선도도시 공약을 제시했다. 4차산업혁명 공약에서 △3D프린팅 △에너지신산업 △바이오메디컬 △첨단소재 △스마트팩토리 등 여섯 가지 분야의 사업 추진을 예고했다.
현역 시장인 김 후보가 울산시의 자생적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항해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북한, 해외 등과 교류협력을 넓히는 것으로 울산 경제의 전환점을 찾고 있다.
송 후보는 최근 한반도 분위기를 적극 반영해 울산을 북방경제협력의 중심기지로 삼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송 후보는 1일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에 따른 울산 발전 구상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북방경제 교류협력 특위를 구성해 울산을 한반도 신경제지도 중 동해안 에너지자원벨트의 중심기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송 후보는 북한 최대 공업지구로 울산 산업구조와 비슷한 함흥 및 나진과 손잡고 물적·인적교류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또 평안남도 단천의 아연광산을 울산 울주군 온산 제련단지와 연계하고 원산의 조선산업단지와 울산의 조선해양 산업을 연계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울산항에 크루즈 전용부두를 건설하고 크루즈 모항으로 조성해 북한의 원산 및 청진,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캄차카, 일본의 하코다테를 순항하는 크루즈 관광노선을 개발하는 공약도 제시했다.
이 밖에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사업이 진행하고 있는 울산신항에 LNG벙커링 구축사업을 포함하는 방안, 문재인 정부 북방경제협력 로드맵 수립에 울산을 포함하는 방안, 러시아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 비축기지를 조성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송 후보 경제공약의 또다른 축은 교통망 확충이다. 그는 울산의 교통혼잡비용 상승률이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점을 지적하며 교통 인프라 마련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2021년 동해남부선 개통 후 고속철도 운행, 광역철도·경전철 건설, 외곽순환도로와 내부순환도로 등 56km 길이의 도로 신설 공약을 제시했다.
울산은 지방자치제 실시 후 민주당 계열의 정당이 한번도 승리하지 못한 지역이다. 송 후보도 1992년 14대 총선부터 민주노동당과 무소속 출마를 포함해 총선 5번, 지방선거 3번, 보궐선거 1번 등 모두 9번 출마했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송 후보가 김 후보보다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국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11~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송 후보는 44.1%의 지지율로 28.4%의 김 후보를 앞섰다.
여론조사는 울산지역 성인남녀 817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4%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