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과 아주그룹 등 계열기업군(대기업집단) 5곳이 은행빚을 많이 진 주채무계열 명단에서 빠졌다. 주채무계열에 오른 계열기업군은 채권단의 재무구조평가를 받아야 한다.
14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18년 주채무계열 선정 결과’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으로 금융기관에서 대출·보증 등의 신용공여를 1조5166억 원 이상 받은 계열기업군 31곳이 주채무계열로 선정됐다.
▲ 14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18년 주채무계열 선정 결과’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으로 금융기관에서 대출·보증 등의 신용공여를 1조5166억 원 이상 받은 계열기업군 31곳이 주채무계열로 선정됐다. <뉴시스> |
2017년에 선정된 주채무계열 36곳 가운데 성동조선해양, 아주그룹, 이랜드그룹, 한라그룹, 성우하이텍그룹 등 5곳이 빠졌다. 새로 편입된 계열기업군은 없다.
금감원은 직전연도 기준으로 금융기관의 전체 신용공여액 가운데 0.075% 이상을 빌린 계열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한다. 2018년 선정기준은 1조5166억원으로 2017년보다 4.5% 많아졌다.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계열기업군은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재무구조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 평가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받지 못하면 관리대상으로 지정돼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 등을 맺고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성동조선은 성동조선해양이 3월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주채무계열에서 빠졌다. 아주그룹도 아주캐피탈이 2017년 7월에 계열분리돼 전체 신용공여액이 2018년 기준 아래로 떨어졌다. 이랜드그룹, 한라그룹, 성우하이텍그룹은 차입금을 갚아 신용공여액이 기준 아래로 줄었다.
올해 1~5위 주채무계열은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으로 선정됐다. 2017년 기준 주채무계열 5위였던 현대중공업그룹 순위가 6위였던 롯데그룹과 바뀌었다.
주채무계열 31곳의 주채권은행을 살펴보면 우리은행 10곳, KDB산업은행 9곳, KEB하나은행 5곳, 신한은행 4곳, KB국민은행 3곳이다.
주채무계열에 소속된 회사 수는 2018년 4월 기준으로 4565곳으로 집계됐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9.9% 증가했다. 국내법인이 1199곳, 해외법인이 3366곳을 차지했다.
계열별로 회사 수를 살펴보면 삼성그룹 725곳, SK그룹 404곳, LG그룹 397곳, CJ그룹 379곳, 롯데그룹 370곳, 현대자동차그룹 361곳 등이다.
주채무계열의 전체 신용공여액은 2017년 기준 240조6천억 원으로 집계돼 같은 기간 금융기관이 내준 전체 신용공여액 2090조1천억 원의 11.5%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현재 주채무계열의 재무구조평가를 계열사 재무정보 바탕의 정량평가 중심에서 해외사업과 평판의 위험요인 등을 더욱 많이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금감원은 “대기업그룹이 최근 해외 진출을 확대해 관련된 위험요인이 늘어났고 경영진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시장질서를 문란하게 만드는 행위 등을 시장이 엄격하게 평가하고 있다”며 “경영환경의 변화에 맞춰 관련 평가제도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은행권과 실무논의를 거쳐 은행연합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채무계열 재무구조개선 운영준칙’을 5월 안에 개정하고 2019년 선정 결과부터 반영하기로 했다.
재무구조 평가제도의 개편 예정안을 살펴보면 국내 계열사가 지급보증한 해외 계열사의 차입금과 외부주주의 보유지분을 주채무계열의 부채비율을 산정할 때에 사용하기로 했다.
주채무계열 경영진이 횡령이나 배임 등의 위법행위 또는 도덕적 일탈을 저질렀거나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법 위반이나 분식회계 등을 했을 때도 평판 저하와 기업활동 위축 등이 계열사의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정성평가에 반영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