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18-05-14 17: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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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이 고유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원재료 다변화로 극복해낼 것으로 전망됐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원재료 다변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올해도 국내 화학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
▲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국제유가가 최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70달러를 넘으면서 국내 화학사들은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LG화학, 한화토탈, 여천NCC 등 국내 화학사들은 대부분 나프타를 통해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재료인 에틸렌을 생산한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해 얻는 것이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오르면 함께 가격이 상승한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은 다양한 원재료를 이용해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방법으로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우즈베키스탄에서 대규모 가스화학단지(GCC)를 운영하는 데 참여하고 있다. 가스공사와 GSE&R 등과 한국 컨소시엄으로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전을 개발해 가스원료 기반의 화학공장을 지어 2016년 1월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올해 말 미국 루이지에나주에 대규모 에탄분해설비(ECC)의 준공도 앞두고 있다. 에탄분해설비는 북미지역의 셰일가스에서 분리한 에탄을 원료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설비다. 이 설비가 완공되면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 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에탄 분해설비를 보유한 회사가 된다.
롯데케미칼은 9일에는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건설을 위해 현대오일뱅크와 2조7천억 원 규모의 합작투자 결정을 발표했다. HPC는 다른 석유화학 회사의 나프타분해설비(NCC)가 나프타만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원유 찌꺼기인 중질유분까지도 원재료로 사용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을 생산한다.
롯데케미칼은 원재료를 다변화 덕분에 고유가 상황에서도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미국에서 에탄 분해설비가 완공되면 에탄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덕을 봐 유가가 오를 수록 이익 폭이 늘어날 것”이라며 “현대케미칼에 짓는 HPC 건설이 마무리되면 저가 원료를 확보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원가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롯데케미칼은 2018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6620억 원을 거둬 같은 기간 영업이익 6508억 원을 거둔 LG화학보다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롯데케미칼은 2017년에도 영업이익 2조9297억 원을 거둬 2년 연속 화학업계 영업이익 1위를 차지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7조3520억 원, 영업이익 2조9540억 원을 낼 것으로 KTB투자증권은 전망했다. 2017년보다 매출은 9.3%, 영업이익은 0.8% 늘어나 사상 최대 영업이익 행진을 이어가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