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공개적으로 폐기하기로 확정했다.

북한은 12일 발표한 외무성 공보를 통해 핵실험 중지를 투명하게 담보하기 위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북부핵시험장의 폐기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23~25일 사이에 진행된다. 모든 갱도를 폭발해 무너뜨리고 입구를 완전 폐쇄한 뒤 지상에 있는 모든 설비와 연구소, 경비 구조물을 철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경비와 연구인력도 모두 철수하고 핵실험장 주변을 완전 폐쇄한다.

북한은 핵실험장 폐기를 투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국제기자단의 현지 취재활동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단 핵실험장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국제기자단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미국, 영국 기자로 한정됐다. 일본은 국제기자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북한은 국제기자단이 전용기를 통해 베이징~원산 항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영공을 개방하기로 했다. 원산에 숙소를 마련하고 프레스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원산에서 풍계리까지 특별전용열차를 편성하고 숙식과 편의를 제공한다.

북한은 “앞으로도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연계하고 적극 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4월29일 브리핑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5월 중에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 공개를 위해 한국과 미국 전문가와 언론을 초청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국 중국 일본 정상회의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힌 것은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의지”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 결정을 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6월12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5월에 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매우 영리하고 정중한 조치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북한을 향한 비관적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홍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쇼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2008년 이미 북한은 냉각탑 폭파쇼를 한 번 해 세계를 기망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핵완성을 주장하는 마당에 핵실험장 폐기는 큰 의미가 없다”며 “북이 이번에 핵을 반드시 폐기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압박해 북미 정상회담이 꼭 성공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