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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남북 경협 대비에 잰걸음, 수혜 볼 가능성은 미지수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18-05-11 14: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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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북한에서 통신사업의 기회를 잡으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남북 경제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혜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 가운데 KT가 북한 진출을 위해 가장 적극적 행보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KT 남북 경협 대비에 잰걸음, 수혜 볼 가능성은 미지수
▲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KT는 10일 ‘남북 협력사업개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남북 경제협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남북협력단‘이 해체된 지 8년 만에 대북사업 지원 역할을 맡는 조직을 다시 꾸린 것이다.

KT는 남북한의 경제협력이 재개되면 우선 개성공단에 있는 통신시설을 복구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그 뒤 점진적으로 남북 사이에 광통신망을 연결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은 이동전화 보급률이 17%,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1%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북한에서 사업을 하려면 낙후된 통신 인프라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하지만 KT의 북한 진출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에는 이미 ‘고려링크’ ‘강성네크’ ‘별’ 등의 통신사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 정부가 북한 통신사들을 두고 KT가 북한에 통신망을 직접 구축해 서비스하도록 허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 정부에서 국내 통신사에게 참여 기회를 열어준다고 하더라도 북한에서 통신사업은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다”며 “남북 경협으로 국내 통신사가 수혜를 입기에는 아직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KT가 북한에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많은 자금을 들여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 이런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에 따른 수익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국민총소득(GNI) 기준으로 볼 때 북한 통신가입자의 월 평균매출(ARPU) 수준은 낮을 수밖에 없다. 통계청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북한의 국민총소득 규모는 36조3730억 원으로 우리나라 국민총소득의 45분의 1에 불과하다.

개발도상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영국 통신사 ‘보다폰’을 보면 국가별로 수익성이 극명하게 차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보다폰은 인도와 터키,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이동통신사업을 하고 있는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거두는 매출은 전체 매출의 10%로 영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남아프라카공화국의 가입자당 월 평균매출은 영국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수익성이 낮다.

김 연구원은 “수익성 등을 감안하면 국내 통신사가 남북 경협으로 입을 수 있는 수혜는 제한적”이라며 “북한은 정보통신 기술사업을 주도할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외자 유치가 가능한지도 판단하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다만 KT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는 남북 경협으로 수혜를 입을 가능성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KT스카이라이프가 서비스하는 위성방송은 새로운 통신망 구축 없이도 위성접시와 셋톱박스만 있으면 북한에 전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과거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단지 등에 위성방송 서비스를 제공한 적도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남북관계가 개선돼 한국의 콘텐츠가 북한에 전송된다면 확장성이 용이한 위성이 가장 먼저 사용될 것”이며 “KT스카이라이프는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주목해야 할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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