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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의 동부그룹 구조조정 실패, 산업은행 책임론 부상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1-02 18: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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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의 동부그룹 구조조정 실패, 산업은행 책임론 부상  
▲ 홍기택 통합 산업은행 회장 <뉴시스>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기택 통합 산업은행 회장도 동부그룹 구조조정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동부건설은 동부LED에 이어 두 번째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부그룹 계열사다. 동부제철은 채권단 자율협약으로 경영되고 있다.

동부그룹의 다른 계열사도 매각에 실패하거나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팔렸다. 동부그룹 계열사 가운데 자구안대로 매각된 곳은 동부익스프레스와 동부특수강 2곳에 불과하다.

산업은행은 2013년 말부터 한진그룹 현대그룹 동부그룹 등 유동성 위기를 맞은 3개 그룹에 대한 구조조정을 맡아 추진해 왔다. 한진그룹과 현대그룹은 구조조정의 모범생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자구책 이행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그러나 동부그룹은 더욱 위기에 몰렸다. 결국 동부건설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수많은 중소기업과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떠안겼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과 동부그룹은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도 연출하고 있다.

동부그룹은 산업은행이 다른 그룹의 구조조정에 비해 동부그룹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고 볼멘 소리를 한다. 또 주요 계열사 매각 과정에서 골든타임을 놓쳐 위기로 내몰렸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동부그룹이 구조조정 노력에 소홀하고 김준기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만 골몰했다고 반박한다.

◆ 동부건설 법정관리에 산업은행 책임론 부상

홍기택 회장은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책임론 논란에 다시 휩싸이게 됐다.

동부그룹은 1천억 원만 지원받으면 동부건설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었는데 산업은행이 지나치게 가혹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불만을 표시한다. 산업은행은 1천억 원 가운데 500억 원을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다른 계열사가 부담한다고 약속해야만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동부건설은 당시 신용등급이 B-라 신용거래가 불가능했고 다른 계열사도 금융감독원의 규제와 재무적투자자(FI)들의 반대 때문에 나설 수 없었다”며 “김 회장도 사재와 계열사 지분을 대부분 담보로 잡아 할 수 있는 일은 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투자자와 협력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했으나 이 조차도 비협약채권이 많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고 산업은행의 처사를 비판했다. 동부건설의 전체 채무 6785억 원 가운데 비협약채권은 1776억 원을 차지한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은행 등 기관투자자에게 추가지원과 채권 상환연장 등을 요구하나 개인투자자와 협력기업 등 비협약채권자의 경우 원리금을 보장받는다. 하지만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모든 채무가 동결돼 비협약채권자의 피해가 우려된다.

산업은행은 삼일회계법인의 실사에 근거해 동부건설의 경영정상화에 최대 5천억 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반박한다. 법정관리로 채권단이 입을 예상 손실 1천억 원보다 5배 이상 많은 금액이라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김 회장이 동부건설 회생 노력에 소극적이었다고 주장한다.

김 회장은 지난달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동부인베스트먼트의 1300억 원 유상증자에 참여했지만 동부건설과 동부제철 등에 사재를 출연하라는 채권단의 요구를 번번이 거절하는 등 대주주에 맞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자구계획을 이행하겠다는 증빙자료를 내라고 했는데 동부그룹이 내지 않은 것”이라며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주채권은행에만 책임을 묻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김준기의 동부그룹 구조조정 실패, 산업은행 책임론 부상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 동부그룹 구조조정 실패에 대한 첫단추 공방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산업은행에 적극 협조했으며 구조조정의 성공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지만 상상할 수도 없던 일이 우리 앞에 벌어지고 있다"며 "온갖 불리한 상황에 동부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땀 흘려 일한 성과들이 쓰나미에 휩쓸려 초토화 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 회장은 구조조정 실패에 대해 ▲패키지딜의 실패 ▲동부발전당진의 헐값매각 ▲가혹한 조건의 자율협약 ▲무차별적인 채권회수 등을 꼽았다.

김준기 회장은 2013년 11월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을 산업은행에 위임했다.

그뒤 동부건설은 동부LED에 이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동부제철은 자율협약을 통해 채권단에 경영권을 넘겼다. 동부특수강과 동부익스프레스는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됐다.

김준기 회장은 이 일련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첫 단추가 잘못 꿰었다고 주장한다. 바로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매각이다.

김 회장은 산업은행이 동부그룹의 핵심자산인 동부발전당진(현 당진에코파워)과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패키지로 묶어 팔려고 하면서 포스코만 바라보다 골든타임을 놓치고 결국 모든 자산을 헐값에 매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고 비판하고 있다.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매각을 주도한 홍 회장이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동부발전당진을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묶어 포스코에 팔려 했으나 지난해 6월 인수가 무산됐다. 개별매각 전환 뒤에 참여한 삼탄그룹도 인수를 포기했다. 결국 SK가스가 2010억 원에 동부발전당진을 인수했다. 동부그룹이 예상했던 인수가격 4천억 원의 절반밖에 안 되는 금액이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자산매각 권한을 위임받은 뒤 동부발전당진 매각방식을 여러 번 바꿔 적절한 시기를 놓친 측면이 있다”며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취임 뒤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던 것을 고려하지 않고 패키지 매각을 추진한 것도 실패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산업은행도 할 말은 있다. 산업은행은 동부발전당진과 동부제철 인천공장이 모두 자산가치가 낮아 투자자가 많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산업은행은 동부발전당진의 헐값 매각 주장도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결과 매각가격이 2천억 원으로 나왔다고 일축했다.

산업은행은 특히 동부그룹이 포스코에 패키지 매각을 하려면 1조2천억 원 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매각이 실패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비판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자산매각 권한을 위임받은 2013년 11월은 이미 동부그룹 구조조정에 적절한 시기가 지난 때였다”며 “포스코의 인수에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김준기의 동부그룹 구조조정 실패, 산업은행 책임론 부상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왼쪽)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현정은과 조양호가 김준기와 다른 이유


김준기 회장은 동부제철과 동부건설의 경영권을 모두 잃었다.

홍기택 회장은 동부제철 대주주의 100대1 차등감자 방안을 포함한 자율협약 방안을 김 회장에게 직접 요청했다. 동부건설의 긴급자원 요청과 워크아웃 신청도 끝내 거절했다. 이 때문에 홍 회장이 유독 동부그룹에 엄격한 태도를 취했다는 말을 듣는다.

산업은행이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 실사작업 당시 공시가격으로 인천공장의 자산을 평가한 것도 불공평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STX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 자산을 매각할 때 공시가격보다 높은 감정가격이나 장부가격으로 평가한 것과 달랐다는 얘기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구조조정을 함께 추진하고 있는 현대그룹과 한진그룹에 비해 동부그룹이 구조조정 속도를 내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산업은행은 4월 채권단 회의에서 동부그룹이 제값 받기에 집착해 자산 매각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동부그룹이 다른 그룹과 달랐던 근본적인 이유가 김 회장의 경영권 집착이라고 판단한다. 경영권에만 골몰해 구조조정에 몸을 사리다 보니 결과적으로 계속 위기에 몰려 경영권까지 잃게 됐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장남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의 동부화재 지분을 추가담보로 내놓으라는 채권단의 요구를 계속 거절했다. 홍 회장은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아들의 동부화재 지분이 본인과 상관없다고 주장하나 김남호 부장은 자수성가한 사업가가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현대그룹의 경우 현 회장이 직접 나서 그룹의 구조조정을 지휘하면서 현대로지스틱스와 현대상선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사업 부문 등 현대그룹의 핵심자산을 매각했다. 현대그룹은 현재 현대증권 매각만 남겨두고 있다. 3조3400억 원의 자구계획 가운데 90% 이상을 이행한 상태다.

한진그룹도 대한항공을 통해 한진해운에 4천억 원의 유상증자와 담보대출을 지원했다. 지난 7월 에쓰오일 지분을 아람코에 매각해 2조 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한진그룹은 약 4조 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 과정에서 조양호 회장이 구조조정을 책임지고 추진했다.

이처럼 현대그룹과 한진그룹은 오너가 직접 나서 알짜 자산을 내놓고 손해를 보더라도 속도있게 구조조정을 진행했으나 동부그룹은 그렇지 못했다는 게 산업은행의 시각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그룹과 한진그룹은 자산 매각을 추진하거나 오너가 경영권을 내려놓으면서까지 구조조정에 힘을 보탰다”며 “김준기 회장은 오너십에만 집착해 현실을 제대로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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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동부측의 잘못이 큰 거죠. 채권단이야 자기들 몫 찾으려고 한 거고 거기에 이미 채권단이 추가로 지원한 액수가 조 단위가 넘어가는데 동부는 사재출연 한 푼도 안하고 계열사 지키겠으니 돈 달라고 하면 누가 주겠습니까. 동부메탈을 산업은행이 지원해주면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됩니다. 더이상 동부에게 특혜는 곤란하다 생각되네요.   (2015-01-02 21:2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