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동아오츠카 등이 잠재적 인수후보로 꼽히는데 가격과 시너지를 놓고 인수전 참가 여부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 한앤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는 웅진식품 지분 전량인 74.75%를 매각하기로 하고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했다.
4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보유하고 있는 웅진식품 지분 전량인 74.75%를 매각하기로 하고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인수후보로는 LG생활건강, 동아오츠카 등이 거명된다.
LG생활건강은 웅진식품을 놓고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롯데칠성음료에 이어 음료업계 2위인 데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수합병 전문가로 유명한 만큼 잠재적 인수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차 부회장이 최근 LG생활건강에서 추진한 인수합병을 보면 음료회사보다 화장품회사가 많았다는 점에서 인수에 참여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2010년 이전 LG생활건강에서 이뤄진 인수합병은 코카콜라음료, 다이아몬드샘물, 한국음료, 해태음료 등 음료사업 위주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리치, 태극제약, 에이본재팬(AVON Japan) 등 생활용품과 화장품회사를 주로 인수했다. 음료사업 포트폴리오는 이미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동아오츠카는 인수전에 참가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양동영 동아오츠카 대표이사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웅진식품 인수합병을 검토한 적이 있다”며 “웅진식품 제품이 우리와 겹치지 않아 인수하면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양 대표는 "시장에 알려진 매각대금이 너무 비싸다"며 "일단 가격이 맞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은행업계는 웅진식품 매각가격을 2천억~3천억 원으로 보고 있다. 한앤컴퍼니가 웅진식품을 인수한 가격인 950억 원에서 2배 이상 뛴 가격이다.
당시와 비교해 웅진식품이 사업적으로나 재무적으로 훨씬 안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웅진식품은 국내 4위의 음료회사다. 웅진그룹 계열사였으나 웅진그룹이 2013년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면서 한앤컴퍼니에 950억 원에 매각됐다. 2013년 영업손실이 12억 원에 이르렀지만 이듬해 영업이익 81억 원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는 매출 2258억 원, 영업이익 196억 원을 거뒀다. 전년보다 매출은 2%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35%나 늘어나며 수익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주력제품은 ‘자연은’, ‘초록매실’ 등 과일 및 야채주스다. 과일 및 야채주스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의 48.3%로 가장 높다.
차 음료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웅진식품이 2000년 처음 선보인 ‘하늘보리’는 지난해 보리차 음료시장에서 점유율 73%를 차지했다.
한앤컴퍼니는 웅진식품을 인수한 뒤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냉장주스 생산을 중단했고 원재료 납품업체 선발방식을 경쟁입찰로 바꿨다. 2014년 동부그룹의 음료회사 동부팜가야 지분 94.35%를 140억 원에 인수하며 제품영역을 넓혔고 대영식품을 인수하면서 제과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올해 2월에는 두유제품의 생산과 판매도 중단했다. 2009년 ‘대단한 콩’을 내놓으며 시장에 진출한 지 8년여 만이다.
국내 음료시장은 롯데칠성음료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고 LG생활건강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3위는 동아오츠카다.
동아오츠카는 동아제약의 자회사로 일본 오츠카와 합작회사다. 동아오츠카는 포카리스웨트, 오로나민C, 오란씨, 데미소다 등을 판매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