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가 태양광과 2차전지 등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하던 사업을 잠시 뒤로 하고 석탄화학사업 육성에 집중하기로 했다. 유가하락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OCI는 태양광사업의 부진으로 2014년 시가총액이 2조5천억 원 이상 감소했다. OCI가 기존 주력사업인 석탄화학사업으로 다시 반등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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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현 OCI 사장 |
31일 OCI에 따르면 넥솔론과 맺은 폴리실리콘 공급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발전의 기초소재다.
OCI가 해지한 계약규모는 2129억379만 원으로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7.2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계약은 2007년 맺은 것으로 넥솔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 회생법원에 계약해지허가신청서를 제출해 계약이 해지됐다.
넥솔론은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넥솔론은 이우현 OCI 사장과 이우정 넥솔론 대표가 2007년 설립한 태양광소재 전문 기업이다. 중국기업과 경쟁에서 밀려 실적이 악화돼 올해 8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넥솔론 법정관리로 OCI도 타격을 입었다. OCI는 보유하고 있는 넥솔론 채권 600억 원을 손실로 처리해 3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OCI는 올해 초만 해도 태양광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올해 태양광시장 성장률이 3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군산 폴리실리콘공장 증설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말 19만1천 원이었던 OCI 주가는 21만5천 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태양광사업은 공급과잉과 유가하락으로 위기에 처했다. 세계 1, 2위 태양전지 제조사인 중국의 톈허와 잉리 주가가 올해에만 각각 40%, 70%씩 폭락할 정도로 태양광산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OCI 역시 넥솔론 법정관리와 유가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3분기에 적자로 전환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OCI 주가는 연초 대비 60% 가까이 하락해 2조5천억 원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특히 유가하락은 태양광산업에 치명적이다. 전문가들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가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가 유지돼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 국제유가는 6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2015년 50달러 선이 깨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황 악화로 OCI는 태양광사업 투자를 유보하기로 했다. 군산 폴리실리콘공장 증설 투자도 내년으로 연기했다.
OCI는 2차전지사업도 접기로 결정했다.
OCI 계열사인 OCI머티리얼즈는 19일 290억 원 규모의 전해질(LiPF6) 사업 신규투자를 철회하기로 했다. 전해질은 2차전지 핵심소재로, OCI머티리얼즈는 2011년 전기자동차 2차전지시장 성장을 기대하며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생각만큼 시장이 성장하지 않고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거듭하자 OCI머티리얼즈는 사업철회를 결정했다.
OCI는 대신 석탄화학사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OCI는 20일 중국 마안산강철그룹과 합작법인 마스틸-OCI케미칼을 출범했다. 신규법인은 마안산강철그룹이 철강 생산과정에서 배출하는 콜타르를 정제해 카본블랙오일 등 화학제품을 생산한다. OCI는 7500만 달러의 시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OCI는 2000년 석탄화학 사업을 시작해 포항과 중국 산둥성에 각각 45만 톤과 38만 톤 규모의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이번 마스틸-OCI케미칼이 운영하는 35만 톤 규모의 공장을 합하면 총 118만 톤의 콜타르 정제 능력으로 이 분야 세계 2위로 올라선다.
이우현 OCI 사장은 마스틸-OCI케미칼 출범식에서 “석탄화학분야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OCI는 당분간 석탄화학사업에 더욱 역량을 기울일 것으로 점쳐진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