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은행은 워너원을 새 광고모델로 삼아 통합 모바일애플리케이션(앱)인 ‘신한 쏠(SOL)’을 홍보한다. |
금융권이 아이돌을 광고모델로 내세우며 젊은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체크카드가 당장의 실적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은행의 보수적 이미지를 벗고 미래의 주요고객이 될 수 있는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광고모델로 기용한 아이돌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글로벌 마케팅까지 기대할 수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그동안 보수적으로 평가받던 금융권이 인기 아이돌과 잇달아 손을 잡고 있다. 이들이 지닌 구매력을 마케팅 차원에서 적극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돌 광고에 불이 지핀 건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1월 광고모델로 '방탄소년단(BTS)'을 선정했다. 최근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주요고객이 젊은층인 점을 고려했다고 KB국민은행은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예상보다 광고효과가 좋자 방탄소년단을 단순 광고모델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방탄소년단 이미지를 넣은 BTS 체크카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BTS 적금상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과 방탄소년단이 광고계약을 맺은 지 한 달여 뒤 신한은행은 ‘워너원’을 광고모델로 선정했다. 최근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많은 화제를 낳고 있는 남성 아이돌그룹이 국내 실적 1, 2위를 다투는 대형 은행들의 간판으로 나선 셈이다.
신한은행은 워너원을 새 광고모델로 삼아 통합 모바일애플리케이션(앱)인 ‘신한 쏠(SOL)’을 홍보한다.
신한은행은 워너원의 사진이 들어간 ‘쏠 딥드림 체크카드’도 한정판으로 내놓았다.
워너원 11명 멤버 전체와 각각의 모습이 들어간 체크카드 12종은 현재까지 8만 장 가까이 발급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카드 인기가 워낙 좋아 KB국민은행은 최근 워너원 수시입출금식 통장과 예·적금 통장까지 내놓았다.
IBK기업은행도 2월 말 아이돌그룹 빅뱅의 지드래곤(GD)과 협업을 통해10만 장 한정으로 ‘GD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지드래곤이 직접 디자인했는데 출시된 지 20일 만에 5만 장 발급됐다.
▲ KB국민은행은 1월 광고모델로 '방탄소년단(BTS)'을 선정했다. |
은행은 고객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고객의 돈을 맡아 관리하는 업종의 특성을 볼 때 신뢰가 생명이기 때문에 보수적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은행의 광고모델이 되려면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해야 했다. 보통 특정 연령층이나 성별에게 인기가 높은 인물이나 슈퍼스타가 아닌 아닌 대중에게 전반적으로 호감도가 높은 인물이 은행의 광고모델이 됐다.
IBK기업은행에서 5년 동안 광고모델을 지낸 방송인 송해씨가 대표적이다.
송해씨는 2012년 1월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의 추천으로 광고모델로 선정됐다. 5년동안 기업은행의 광고에 출연해 기업은행 이미지를 개선하고 이름을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방송인 이승기씨와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김연아씨도 오랫동안 국민은행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무게감, 신뢰를 대신해 젊음과 혁신, 도전 등의 이미지를 갖추고 있는 아이돌그룹이 광고모델로 대거 기용되는 이유를 놓고 은행들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은행들이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모바일 플랫폼이나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서비스 등을 아이돌 스타의 젊고 혁신적 이미지와 조합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