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요구는 법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에게는 미래를 내다본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아시아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2018 아시아미래기업포럼에 참석해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현대자동차그룹 지주회사 전환 요구는 현행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23일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합병한 뒤 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경영구조를 개선하고 주주 이익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요구는 공정거래법의 금산분리 원칙을 어기는 일이라고 봤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주회체제로 전환하면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등 금융계열사를 자회사로 두게 된다.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자회사를 거느릴 수 없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이 계열사를 처분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나온 뒤 언론인터뷰에서 “자동차 회사에 금융부분이 없으면 차를 판매하기 쉽지 않다”며 “현대차가 지주회사가 아닌 지배회사체제로 간 이유”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금산분리의 부담을 지면서 무리하게 지주회사로 갈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포럼 기조강연에서 “기업인은 10년 후 한국시장과 사회의 변화를 염두에 둔 기업 지배구조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상적 원칙으로 현안을 결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 시점에서 정부와 기업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기본적 문제”라며 “스스로 현실에 맞는 지배구조의 기능을 만들고 관행화하는 일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5월 10대 그룹 전문경영인과 만남을 놓고서는 “숙제검사가 아니라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소통하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5월10일 삼성·현대차·SK·LG·롯데·GS·한화·현대중공업·신세계·두산 등 10대 그룹 경영진과 만난다. 최근 진행하는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놓고 평가와 논의가 오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