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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이동걸, 한국GM에도 산업은행 '유연한 원칙' 잣대 댄다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8-04-12 16: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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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94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동걸</a>, 한국GM에도 산업은행 '유연한 원칙' 잣대 댄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대표이사 회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GM 협력업체 상황 등 점검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동걸 KDB산업은행 대표이사 회장이 '원칙주의'에 '유연함'을 더했다.

물론 원칙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정도의 위험한 유연함은 아니다. 기업이 살아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생존의 유연함이다.

이 회장은 STX조선해양의 노사 자구계획안이 마감시한을 하루 넘겨 제출됐고 인적구조조정 대신 임금삭감과 무급휴직 등으로 비용을 줄이는 내용이었는데도 이를 우선 받아들였다.

산업은행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STX조선해양 노사의 자구계획안은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인력 감축 중심으로 노조를 일방적으로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노조의 선택과 노사 합의를 통해 추진됐다는 데에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제 남은 것은 한국GM이다.

이 회장은 여기서도 원칙주의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GM 노사의 고통 분담에 따라 이전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일 여지도 남아있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원칙으로 ‘독자생존’을 지켜왔다. 기업이 산업은행의 지원을 통해 홀로 생존할 능력을 갖추도록 만드는 데에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이런 원칙주의에 따라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의 자본 유치를 받아들였고 STX조선해양도 은행 관리 아래 비용을 대규모로 감축하는 데에 동의했다. 

현재 한국GM은 삼일회계법인의 경영실사를 받는 가운데 2018년 임금단체협약을 둘러싼 노사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이 회장은 5월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GM의 경영실사 결과에 따라 산업은행의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태도를 지키고 있다.

다만 금호타이어나 STX조선해양 때와 달리 한국GM의 노사갈등에는 한 발짝 물러서 있다. 산업은행이 한국GM의 2대 주주이지만 주채권은행은 아닌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GM의 이번 임단협이 향후 자구계획과 연관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 회장의 구조조정 원칙이 한국GM 노사 양쪽에게도 강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이 한국GM의 실사 결과 자구계획으로 회생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산업은행에서 유상증자 등을 통해 신규 자금을 지원할 수 있지만 미흡하다면 원칙의 날선 잣대를 들이댈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한국GM의 노사갈등이 이어져 GM 본사에서 한국GM에 신차를 배정하지 않으면 산업은행이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은 4월에 본사 차입금과 인건비 등으로 2조3천억 원을 써야 하지만 보유한 유동성은 4천억 원 정도다. 4월을 넘기더라도 앞으로 독자생존하려면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이 회장이 지금까지 독자생존 원칙을 철칙으로 지켜왔던 점을 감안하면 한국GM 노사도 회생가능한 자구계획안에 합의해야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금호타이어의 경영실사 결과를 토대로 중국 더블스타의 자본 유치를 결정한 뒤 국내 회사의 인수 시도설 등 혼란을 무릅쓰고 결정된 방안을 밀고 나가 극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STX조선해양에도 컨설팅 결과에 따라 고정적 비용을 40% 이상 감축하지 않으면 법정관리 신청을 추진하겠다는 태도를 지켜 결국 같은 효과의 노사확약을 받아냈다. 

정부도 금호타이어와 STX조선해양에 이어 한국GM에 관련해서도 이 회장의 원칙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2일 “한국GM 노조는 소모적 투쟁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살리고 한국GM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회사와 원만하게 협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회장은 최근 여러 인터뷰에서 산업은행을 '정책당국(폴리시)의 지사(브랜치)'로 정의하고 단순히 이윤 극대화만 추구하는 사기업과는 다르다는 견해를 보였다.

산업은행이 자금을 지원해서 기업이 성장하고 많은 일자리를 만들면 단순 이윤 극대화보다 더 큰 성과를 낳기 때문에 최고의 ‘가성비(가격 대 성능비)’아니냐는 말도 자주했다. 

독자생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받는 기업의 노사가 고통 분담을 제대로 한다면 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산업은행에서 지원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회장이 한국GM에도 유연한 태도를 보이려면 한국GM의 노사협상부터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한국GM 노사는 12일 8차 임단협 회의에 들어갔지만 CCTV 설치라는 황당한 안건을 놓고 의견이 엇갈려 협상이 결렬됐다. 

이 회장은 12일 기자들에게 “한국GM 노사의 임단협은 회사와 노조의 문제로 우리가 개입할 것도 아니고 개입할 수도 없다”며 “결과만 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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