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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최대주주 DST로봇의 수상쩍은 행보로 경영권 갈등 깊어져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8-04-09 16:2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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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최대주주 DST로봇의 수상쩍은 행보로 경영권 갈등 깊어져
▲ 삼부토건 노동조합이 2월23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최대주주의 불투명한 경영행위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국건설기업노조>
삼부토건이 부활의 날갯짓을 하기도 전에 경영권 분쟁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국내 건설업 면허 1호’ 사업자인 삼부토건은 2017년 하반기에 새 주인으로 DST로봇을 맞이해 새 출발의 기회를 잡았지만 최대주주의 수상쩍은 경영 행보에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부토건이 인수합병시장에서 새 주인을 찾은 지 반년여가 지났지만 경영 정상화를 시작해 보기도 전에 경영권을 둘러싼 잡음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삼부토건 최대주주인 DST로봇은 최근 천길주 대표이사 사장을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청했다.

2017년 10월에 천 사장을 새 대표에 직접 선임했지만 기업 경영을 맡긴 지 반년여 만에 직접 천 사장의 대표이사 직무집행을 정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DST로봇은 3월 말에 예정됐던 삼부토건 정기주주총회가 노동조합의 반발 때문에 무산되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천 사장에게 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겉으로 드러난 표면적 이유일 뿐 삼부토건을 둘러싼 수상한 경영활동의 연장선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삼부토건 노조는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DST로봇이 이사회에 수상한 사람들을 진입시켜 비정상적 방법으로 삼부토건을 운영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며 “주총이 무산돼 DST로봇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자 DST로봇이 이사회를 접수하기 위해 천 사장을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하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DST로봇의 여러 가지 행보를 볼 때 삼부토건의 사내유보금을 노리고 회사를 인수한 전형적 기업사냥꾼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삼부토건은 2017년 6월에 중국계 자본이 소유한 DST로봇을 새 주인으로 맞아 10월12일 기업회생절차에서 졸업하며 경영 정상화의 첫 발을 떼는 듯했다. 현대건설에서 국내영업본부장 전무를 역임한 천 사장을 대표이사로 영입해 사업이 정상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받았다.

하지만 DST로봇이 천 사장 이외의 다른 ‘비선라인’을 통해 삼부토건을 실질적으로 경영해왔다는 주장이 최근 노조로부터 폭로됐다.

노조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2017년 10월 이후 DST로봇 측이 삼부토건 회장이라고 소개한 김진우씨라는 사람을 통해 경영됐다. 김씨는 삼부토건의 한 임원을 통해 회사의 경영정보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상법과 삼부토건 정관에 따르면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결정되고 집행돼야 한다. 하지만 삼부토건은 이사회 등을 열지 않고 회사의 주요 경영판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이 과정에서 삼부토건 경영과 아무 연관이 없는 고문들에게 사무실과 노트북뿐 아니라 차량까지 제공해주는 일이 벌어졌다. 김씨와 관련된 임원이 김씨에 비선라인으로 경영활동을 알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노조는 주장한다.

시사저널은 김씨가 범서방파 두목인 김태촌씨의 양자를 자처한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김씨가 삼부토건 고문으로 기용한 인물 가운데는 과거 ‘굿모닝시티 사기분양 사건’과 ‘이용호 게이트’ ‘부산저축은행 금융비리사건’ 등 금융업계 비리에 깊게 관여한 거물급 금융 브로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DST로봇 컨소시엄 투자자들이 삼부토건의 내부자금을 투자자들이 운용하는 회사에 재투자하도록 유도해 현금을 빼가려고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른바 DST로봇 고문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삼부토건에 ‘삼부토건 펀드 출자를 통한 금융 보강 계획안’을 제출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삼부토건이 보유한 1천억 원가량의 유보금 가운데 340억 원가량을 DST로봇 컨소시엄 관계사들로 구성된 회사에 재투자하도록 적혀 있다.

DST로봇 컨소시엄 투자자들이 자본을 하나도 보유하지 않은 채 삼부토건을 인수했고 이를 삼부토건 내부자금으로 메우려고 시도하는 것으로 노조는 보고 있다.

DST로봇 컨소시엄의 계획이 노조와 삼부토건 일부 임원들의 반발로 일정대로 추진되지 못하자 DST로봇이 삼부토건 경영권을 아예 접수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천 사장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삼부토건도 DST로봇의 행보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삼부토건의 한 관계자는 “회사로서도 DST로봇과 관계된 여러 의혹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DST로봇 측 인사로 파악되는 등기이사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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