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8-04-02 15: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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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개발회사 바이럴진의 2대주주인 알파홀딩스가 필룩스의 바이럴진 인수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에서 소송을 냈다.
필룩스와 알파홀딩스 주가는 소송 여파로 모두 급락했다.
▲ 스캇 월드만 박사.
코스닥 상장사 알파홀딩스는 바이럴진의 주요주주와 크리스김 바이럴진 대표이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주식매각금지 및 주식반환청구 등의 소송을 미국 캘리포티아주 법원에 제기했다고 2일 밝혔다.
소송의 주요 내용은 바이럴진 주요주주들과 크리스킴 대표가 바이럴진의 주식, 권리 및 경영권 등을 매각하는 모든 행위를 금지해달라는 것이다.
바이럴진은 대장 내 구아닐린호르몬수용체(GCC)라는 호르몬 유전자와 감기 바이러스의 일종인 아데노 바이러스를 결합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의 바이오벤처회사다. 바이러스를 이용한 항암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점에서 ‘제2의 신라젠’이라고 평가받기도 한다.
알파홀딩스는 국내 반도체 설계회사인데 현재 바이럴진의 2대주주다. 알파홀딩스는 자회사 알파바이오랩스와 함께 2016년 바이럴진 지분 37.6%을 매입했다.
바이럴진의 실질적 최대주주는 코아젠투스다. 코아젠투스는 자회사 티제이유와 펜라이프를 통해 바이럴진 지분 31.15%씩 들고 있어 지분율이 62.3%에 이른다.
코아젠투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승인자문위원장인 스캇 월드만 토마스제퍼슨 대학병원 교수가 최대주주로 있는 바이오신약 연구개발회사다.
코스피 상장사인 필룩스는 최근 코아젠투스로부터 티제이유와 펜라이프가 보유한 바이럴진 주식 지분을 약 3500만 달러에 인수하고 바이럴진을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코아젠투스는 이 자금으로 필룩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필룩스의 2대주주로 올라선다.
필룩스는 현재 코아젠투스 핵심 연구인력이 상주하는 미국 필라델피아 토마스제퍼슨 대학병원을 방문해 바이럴진과 코아젠투스 관계사에 대한 현지 실사를 마치고 인수를 위한 본계약 체결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알파홀딩스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최근 피고들이 불법송금 및 횡령, 사기 등을 자행한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며 “피고들의 일련의 행위들이 알파홀딩스 주주권익에 반하고 더 이상의 불법행위를 좌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알파홀딩스는 “이번 소송에는 미국 현지 소송대리를 맡고 있는 글로벌 로펌을 통해 상당한 규모의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도 포함하도록 했다”며 “소송 경과 등을 보면서 추가 소송도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알파홀딩스는 이번 소송으로 바이럴진이 개발하고 있는 항암바이러스 신약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파홀딩스는 “바이럴진이 개발하고 있는 항암바이러스 치료제는 현재 미국식품의약국에서 임상2상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에 필요한 임상자금 역시 별도로 관리되고 있어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필룩스는 알파홀딩스의 소송으로 논란이 불거지자 미국 코아젠투스사와 스캇월드만교수에게 사실관계 확인을 문의했다고 밝혔다.
필룩스 관계자는 “스캇 월드만 교수는 바이럴진 주주사와 필룩스 측에 정확한 해명자료를 3일까지 각사 대표이사에게 이메일 형태로 발송할 것”이라며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 관련 내용을 직접 해명해 필룩스의 인수 및 인수 이후 사업진행을 놓고 신뢰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표이사에게 메일이 도착하는 대로 관련 내용을 언론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필룩스와 알파홀딩스 주가는 모두 크게 떨어졌다.
필룩스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24.21%(4950원) 급락한 1만5500원에 장을 마쳤고 알파홀딩스 주가도 12.66%(2550원) 떨어진 1만7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