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현 롯데건설 사장이 연말 롯데그룹 정기인사를 앞두고 좌불안석이다.
제2롯데월드의 잇따른 안전사고, 하도급 업체의 고발, 실적부진 등 악재가 겹쳐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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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 |
김치현 사장은 올해 초 롯데그룹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 건설을 차질없이 수행하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고 사장에 올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연말에 임원인사를 단행하기로 하면서 제2롯데월드의 거듭된 안전사고로 곤궁한 처지에 몰려있는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이 재신임을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2롯데월드는 롯데월드몰 8층 콘서트홀에서 작업하고 있던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하면서 서울시로부터 공사중단 명령을 받았다. 또 누수 논란을 빋은 수족관과 진동 논란이 벌어진 영화관도 영업정지를 받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조금이라도 위험이 있으면 제2롯데월드 임시사용 승인을 취소하겠다”고 경고했다.
김 사장은 올해 1월 롯데건설 사장에 임명됐다. 전임 박창규 사장은 제2롯데월드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해 경질됐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은 취임 이후 무엇보다 안전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김 사장이 취임한 뒤에도 제2롯데월드는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2월 제2롯데월드 44층의 컨테이너 박스에 화재가 발생했다. 4월 냉각수 배관기압을 확인하던 노동자 1명이 사망했다. 10월 쇼핑몰 인테리어 부착물이 추락해 직원 1명이 부상을 입었다.
김 사장은 지난 9월 제2롯데월드 임시개장을 앞두고 "서울시가 부족하다고 지적한 부분은 모두 점검을 완료해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롯데건설의 실적도 불안하다. 롯데건설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211억 원을 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94% 하락했다.
게다가 김 사장은 지난 16일 롯데건설 하도급업체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고소를 당했다.
충남 당진의 플랜트 회사인 아하엠텍은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원청업체였던 롯데건설의 신격호 회장과 당시 롯데건설 사장이었던 박창규 사장, 김치현 사장 등을 고소했다.
아하엠텍은 2008년 롯데건설로부터 현대제철 당진 일관제철소 화성공장의 기계공사와 배관공사를 하도급받아 2010년 공사를 끝냈는데도 공사과정에서 발생한 추가공사 대금 87억 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의 거취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김 사장이 취임한지 1년 밖에 안된 데다 제2롯데월드 건설을 차질없이 끝내기 위해 유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악재가 겹치고 있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과감한 인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인사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며 "올해 연말로 정기인사를 앞당긴다는 것밖에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