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두 공동대표는 그동안 ‘카카오프렌즈’의 성공을 통해 지식재산권의 위력에 확신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 여민수(왼쪽),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여 대표는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카카오에 해외사업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그러나 카카오가 해외 쟁쟁한 플랫폼 사업자들을 제치고 해외에서 단숨에 성과를 내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해외사업에서 유독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 일본법인 카카오재팬은 지난해 순손실 217억 원을 냈다. 2011년 일본 모바일메신저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이용자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매년 손실폭이 커지고 있다.
다른 해외법인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법인 베이징카카오, 싱가포르법인 카카오싱가포르도 지난해 각각 33억 원, 448만 원의 적자를 냈다.
국내에서 카카오와 나란히 하는 네이버가 일찌감치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메신저 ‘라인’의 영향력을 키운 것과 비교된다. 네이버는 현재 일본,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 등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네이버는 메신저만 놓고 보면 국내보다 오히려 해외에서 더 큰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카카오는 부진한 해외사업의 탈출구를 ‘지식재산권’에서 찾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 동남아시아 등으로 해외사업을 펼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콘텐츠’ 강국으로 꼽히고 있어 카카오가 일본을 시작으로 지식재산권을 활용하는 전략이 통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본에서 ‘웹툰’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카카오가 일본에서 운영하는 웹툰 모바일 앱 ‘픽코마’ 이용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2016년 8월 5만 명 수준이었던 ‘픽코마’의 한 달 방문자 수는 지난해 200만 명을 넘어섰다.
카카오의 캐릭터 ‘카카오프렌즈’는 지금의 카카오를 만든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프렌즈의 다양한 캐릭터들.
카카오프렌즈는 애초 카카오톡 이모티콘에 주로 활용됐는데 지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카카오프렌즈 다양한 제품, 모바일게임, 체크카드 등으로 매출 범위가 넓어졌다.
그만큼 성장속도도 빠르다.
지난해 카카오 연결실적에서 자회사 카카오프렌즈의 매출이 976억 원에 이르렀다. 2016년보다 38.5% 늘어났다.
카카오프렌즈가 2015년 5월 설립된 뒤 그해 말까지 7개월 동안 매출이 103억 원 수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카카오는 라이언, 무지, 어피치, 제이지, 프로도, 네오 등 카카오를 대표하는 캐릭터 카카오프렌즈뿐 아니라 카카오M 멜론 서비스의 음원, 뮤직비디오, 카카오페이지의 웹툰, 동영상 등도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재산권을 들고 있다.
여민수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27일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자리에서 “지식재산권(IP)이 앞으로 카카오 해외사업 성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1월 해외투자를 받으며 확보한 자금 역시 앞으로 해외 콘텐츠 플랫폼회사를 인수합병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