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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자 전병희 암세포와 싸움 결실, 싸이토젠의 코스닥 상장 보여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8-03-25 00: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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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진단 전문기업 싸이토젠이 코스닥 상장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싸이토젠은 공학자 출신인 전병희 싸이토젠 대표가 세운 회사인데 기계공학에 기반해 암세포를 찾는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공학자 전병희 암세포와 싸움 결실, 싸이토젠의 코스닥 상장 보여
▲ 전병희 싸이토젠 대표.

25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따르면 싸이토젠의 기술특례상장 신청과 관련해 상장 예비심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싸이토젠은 2월20일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했다. 키움증권이 대표주관사다.

이에 앞서 싸이토젠은 2015년 10월에도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당시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적격을 받았지만 내부 사정을 이유로 2016년 6월 상장을 자진철회했다.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인 셈이다.

싸이토젠은 혈중암세포(CTC)를 식별하고 이를 살아있는 상태로 분리하고 배양할 수 있는 독보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혈중암세포는 암조직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세포로서 혈류를 타고 돌아다니며 다른 부위에 정착하는 방식으로 암을 다른 부위에 전이시킨다.

만약 혈액검사를 통해 혈중암세포를 검출해낼 수 있다면 암 조기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혈중암세포를 온전한 상태로 검출하기란 쉽지 않다. 혈액 1ml엔 약 50억 개가 넘는 적혈구가 존재하지만 혈중암세포는 많아 봤자 10개도 안되기 때문이다.

수많은 의사들과 바이오기업들이 못 풀던 이 문제를 싸이토젠은 기계공학을 이용한 발상으로 해결했다.

싸이토젠의 신기술은 반도체나노 기술을 활용해 만든 금속 칩에 정교한 구멍을 뚫어 백혈구나 적혈구 등은 빠져나가게 하고 크기가 큰 혈중암세포만 걸러내는 방식이다.

싸이토젠의 이 기술은 암 조기진단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으로는 암세포 크기가 최소 5㎜ 이상이어야 식별할 수 있지만 싸이토젠의 이 기술을 이용하면 1㎜ 크기의 암세포도 식별할 수 있다.

싸이토젠은 의료기술 인증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의료기술 인증을 위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암 발생 여부를 판별하는 정확도가 평균 85%까지 나온다고 한다.

싸이토젠의 기술은 다른 부위에 전이된 암이 있는지를 찾아낼 때도 효과적이다. 기존 방법으로는 암조직을 제거하더라도 암의 전이 여부는 찾아내기 힘들었는데 싸이토젠의 기술을 이용하면 확인이 가능하다. 

싸이토젠의 신기술은 싸이토젠 설립자인 전병희 대표가 공학 전문가로서 발상의 전환을 이뤘기에 가능했다.

전병희 대표는 인덕대학교 기계설계공학과 교수이자 자동차공학 및 반도체 미세공정 전문가이다.
 
공학자 전병희 암세포와 싸움 결실, 싸이토젠의 코스닥 상장 보여
▲ 싸이토젠이 공개한 암종별 혈중암세포.

2007년 삼성전기 사업담당 고문 시절 바이오산업을 처음 접했다. 전 대표는 암세포를 포집하는 키트를 개발하자고 회사에 제안했지만 삼성전기는 세포독성 실험 시약을 개발하는 안을 택했다.

전 대표는 삼성전기 고문을 그만두고 2010년 싸이토젠을 창업했고 결국 혈중암세포 관련 신기술을 개발해냈다.

전 대표는 “바이오 전공자의 시선이 아니라 엔지니어의 시각으로 연구에 매진했다”며 “바이오와 기계공학의 융합으로 싸이토젠의 독창적 기술이 완성됐다”고 말했다.

싸이토젠은 혈중암세포를 포집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이를 자동으로 분석하고 배양하는 자동화시스템도 개발했다.

싸이토젠은 혈중암세포 배양시설을 만들어내면서 기업간거래(B2B)시장으로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항암제 신약의 효능 입증을 위해서는 환자의 암세포조직 샘플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환자의 조직을 절개하여 얻은 암세포로 확인했는데 환자들로부터 암세포조직을 적출해야 해 쉽지 않았다.

싸이토젠의 기술을 이용하면 간단한 채혈 과정을 통해 암세포를 분리해 배양한 다음 신약의 효능을 검증해볼 수 있기 때문에 간편하다.

싸이토젠은 일본의 3대 제약사 가운데 하나인 다이이치산쿄와 2016년부터 공동연구를 해왔고 올해 2월 총 18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계약도 체결했다.

다이이치산쿄는 표적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폐암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약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다이이치산쿄는 환자로부터 암세포조직을 적출하는 대신 싸이토젠의 기술을 이용해 신약의 효능을 검증한다.

싸이토젠은 다이이치산쿄를 시작으로 기업간거래시장에서 거래처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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