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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뉴시스> |
하림그룹이 팬오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림그룹 계열사와 팬오션 주가는 동반하락했다.
하림그룹이 막대한 인수자금을 마련하다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팬오션도 해운업 경험이 없는 하림그룹에 인수될 경우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받는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의 지주사인 제일홀딩스와 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하림그룹 컨소시엄은 지난 16일 마감한 팬오션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하림그룹은 팬오션의 곡물 벌크운송능력을 통해 국제 곡물유통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겠다고 밝혔다.
하림그룹은 팬오션 본입찰에 1조600억 원의 가격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오션이 진행하는 85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신규 회사채 2100억 원을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림그룹은 인수작업이 끝나면 팬오션 지분 58%를 보유하게 된다. 하림그룹은 내년 1월에 실사작업을 한 뒤 4월경 팬오션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다.
하림그룹 계열사와 팬오션의 주가는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하림 주가는 이날 343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가 전날보다 13.49% 하락했다. 하림그룹 지주사인 하림홀딩스의 주가도 13.13% 떨어져 433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하림그룹이 지나치게 높은 인수가격을 써내 재무구조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고 봤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하림그룹이 무리하게 팬오션을 인수하면 계열사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하림그룹 관계자는 “재무구조가 건실하고 인수금융도 받을 수 있는 만큼 팬오션 인수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인수주체인 제일홀딩스는 2013년 12월 기준으로 2300억 원의 현금성자산을 갖고 있다. 이 번 인수에 제일홀딩스가 2400억 원, JKL파트너스가 1700억 원을 대고, 여기에4000억 원의 인수금융 등을 보태서 팬오션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인수금융은 금융주선을 맡은 하나대투증권이 금융권 신디케이트론(대출) 등을 통해 조달하기로 했으며, 2100억 원어치의 회사채는 회사가 정상화하면 다시 현금화할 예정이어서 부담이 크지 않다고 설명한다.
팬오션의 주식은 이날 2505원으로 마감했다. 주가가 전날보다 6.18% 떨어졌다. 해운업 경험이 없는 하림그룹에게 인수될 경우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림그룹은 금융과 교육 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했으나 그동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잘 나가던 기업도 무리한 인수로 위기를 겪는 일이 많다”며 “웅진그룹처럼 인수합병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가 경영상태가 나빠질 가능성에 하림그룹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