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의 목표주가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공모가의 두 배가 넘는 12만 원 이상을 제시한 증권사도 등장했다. 제일모직은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증권업계는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다는 점과 바이오산업이라는 확실한 신성장동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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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유진투자증권은 16일 보고서에서 제일모직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2만5천 원을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은 2020년 기준으로 제일모직 사업가치가 9조1천억 원, 삼성생명 등 보유지분 가치가 10조5천억 원, 부동산 가치가 3조3천억 원에 이르는데, 여기에서 순차입금을 빼고 할인율 8%를 적용해 현재가치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공모가인 5만3천의 두 배를 넘는 금액이다. HMC와 메리츠, 하이투자증권 등이 제시한 종전 최고 목표주가 10만 원보다도 높다.
유진투자증권은 제일모직이 영위하고 있는 패션과 식자재, 건설, 레저 사업 모두 확실한 성장전략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사업부문이 경기에 영향을 덜 받는 소비업종인 데다 삼성그룹이라는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중국, 베트남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제일모직 매출액과 순이익은 2020년까지 각각 연평균 18.6%와 44.1%씩 증가할 것”이라며 “사업부문별로 건설부문 매출증가율이 가장 높고 패션과 급식·식자재, 레저가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은 제일모직이 지분 45.65%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어 매력적 투자대상이라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로 복제약(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벌이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한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7년부터 관련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해 2020년 1조3천억 원의 매출과 418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제일모직 보유 지분가치는 내년 9400억 원에서 2020년 3조 원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보증권도 이날 제일모직 목표주가로 9만5천 원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15일까지 8만8500원이던 증권회사들의 제일모직 목표주가 평균은 9만3875원으로 높아졌다. 16일까지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모두 8곳이다.
제일모직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다수이지만 실제 가치보다 지나치게 고평가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제일모직 주가가 10만 원까지 오를 경우 주가수익비율(PER)은 60배를 넘게 된다. 주가수익비율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주가의 적정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모직의 주가수익비율은 유가증권시장 평균인 10배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라며 “지배구조 이슈를 감안하더라도 고평가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TB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은 이러한 점을 감안해 다소 보수적인 7만 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는 기업가치 분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이슈지만 주가는 실적의 구조적 성장과 경쟁사 대비 안정성 우위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현 사업부의 수익 성장만으로 성장여력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