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호주 자산운영사인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월20일 ADT캡스 매각자문사인 모건스탠리에 법적 구속력 없는(non-binding) 형식의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DT캡스 인수전에 참여했는지 여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힐 수 없다”며 “참여한다고 해도 인수가격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ADT캡스는 매장 및 주택 안전관리, 긴급출동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안회사다. 국내 보안시장에서 점유율 30% 정도로 점유율 50%인 에스원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ADT캡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계 사모펀드(PEF) 칼라일그룹은 현재 ADT캡스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인수전은 맥쿼리컨소시엄과 영국계 사모펀드 CVC캐피털의 2파전으로 확정됐는데 ADT캡스 매각가격은 약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텔레콤은 2013년 말 ADT캡스가 매물로 나왔을 때도 인수를 검토한 적이 있다.
2014년 중소 보안회사 NSOK를 인수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하기는 했지만 꾸준히 보안사업을 확대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NSOK의 모회사인 SK텔링크는 지난해 9월 SK텔레콤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는데 이는 보안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박 사장도 당시 SK텔링크의 완전자회사 편입이 보안이나 사물인터넷(IoT)부분을 강화하는 차원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보안사업은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과 큰 시너지 낼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에 연결된 물건에 이상징후가 발생했을 때 긴급출동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등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9년 5G가 상용화되면 모든 사물들이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사물인터넷과 물리보안을 연계하면 다양한 형태의 결합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보안관제시장도 성장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9월 ‘차세대보안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NSOK의 보안사업을 인력 중심 경비에서 인공지능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의 모니터링 고도화로 사전 예방에 보안의 초점을 맞추고 고객 맞춤 보안서비스를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2위인 ADT캡스 인수하면 SK텔레콤 신사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은 올해 들어 SK텔레콤을 신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월27일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을 700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고 1월에는 스마트팩토리(공장자동화) 설비기업 ‘톱텍’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은 올해 초부터 인수합병에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ADT캡스는 오랫동안 눈독들여온 매물인 만큼 상당한 인수의지가 있을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NSOK를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ADT캡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