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바이오·제약

CJE&M을 한국의 디즈니로, 김성수의 열망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12-12 11:35:49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CJE&M을 한국의 디즈니로, 김성수의 열망  
▲ 김성수 CJ E&M 대표이사 <뉴시스>

2014년은 영화 ‘명량’의 해였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다룬 이 영화는 176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의 역사를 새로 썼다.

명량의 투자배급사인 CJE&M도 이번 흥행으로 국내 영화업계 1위를 굳건히 지켰다. 명량은 영화 매출 가운데 역대 최대인 1357억 원을 벌어들였다. CJE&M이 분배받은 수익만 약 556억 원에 이른다.

CJE&M은 명량의 흥행에 힘입어 3분기에 영화사업 부문에서 매출 934억 원과 영업이익 65억 원을 거뒀다. CJE&M은 3분기에 전체 매출 2335억 원 가운데 영화사업이 27%를 차지했다. 영화사업 부문은 3분기에 다른 사업부문이 적자를 낸 것과 달리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김성수 CJE&M 대표이사는 명량의 투자와 배급을 직접 주도했다. 그는 “명량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신기록을 세웠다”며 “차별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이 좋은 콘텐츠”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명량과 같은 성공을 계속 거둘지 알 수 없다. 신생 투자배급사들이 대거 등장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영화 개봉작도 2013년 183편에서 올해 11월 기준으로 204편까지 늘어나 공급과잉이라는 말도 나온다.

김 대표는 올해 12월 180억 원을 투자한 대작 ‘국제시장’을 개봉해 명량의 성공을 다시 노리고 있다.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해 영역을 넓히려는 계획도 밝혔다.

김 대표는 CJE&M을 국내 영화업계 1위 자리로 지킬 수 있을까?

◆ 김성수, ‘한국의 디즈니’ 꿈꾸다

김성수 대표는 CJE&M이 본받아야 할 회사로 월트디즈니를 들었다. 디즈니는 한 작품을 다양한 미디어로 공급하는 글로벌기업이다.

김 대표는 “CJ E&M은 디즈니처럼 원 소스 멀티 유즈를 통해 다국적 진출 전략을 지향한다”며 “작품 하나를 방송, 영화, 뮤지컬 등 여러 형태로 가공해 세계에 유통하는 것이 이상적 콘텐츠기업”이라고 말했다.

CJE&M은 지난 11일 홍콩 방송채널인 채널M의 지분을 100% 인수했다. 동남아시아 전역에 방영되는 채널M을 통해 영화를 비롯한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 대표는 특히 중국과 베트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두 나라의 영화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영화시장의 전체 매출이 4조9천억 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영화시장 전체매출이 지난해 165억 원에 불과하지만 2009년 매출 28억 원에 비해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다.

김 대표는 지난 9월 해외사업전략설명회에서 중국과 베트남 현지 영화사업자들과 관계구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콘텐츠 현지화에 주력해 해외매출 비중을 2018년까지 CJE&M 전체 매출의 24% 수준인 5800억 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CJE&M은 지난해 4월 중국 화책미디어와 합작한 영화 ‘이별계약’을 현지에서 개봉했다. 이 영화는 331억 원의 매출을 올려 역대 한중 합작영화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당시 영화업계 관계자는 “이별계약은 국가 사이 협업의 역할모델이 될 영화”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이별계약의 성공에 힘입어 226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한중 합작영화 ‘권법’을 기획하고 있다. 이밖에도 중국 엔터테인먼트기업들과 손을 잡고 ‘평안도’와 ‘20세여 다시 한 번’ 등 다양한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올해 초부터 현지기업과 합작해 영화 ‘호이가 결정할게’와 ‘좋은 놈, 나쁜 놈, 불쌍한 놈’을 만들고 있다.

CJE&M 관계자는 “콘텐츠를 해외에 바로 수출하는 것보다 국가간 합작으로 만드는 쪽이 성공하기 쉽다”며 “중국과 베트남을 시작으로 영화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지역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영화산업의 본산지인 북미시장의 문도 꾸준히 두드리고 있다.

CJE&M은 지난 8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명량을 개봉해 지난 6일 기준으로 약 2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전까지 북미시장에서 가장 흥행했던 한국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매출 27억 원을 넘겼다.

‘글로벌 프로젝트’로 추진한 대작 영화 ‘설국열차’도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설국열차는 지난 7월 미국 상영관 8개에서 개봉한 뒤 호평을 받으며 극장 수를 354개까지 늘렸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 거둔 흥행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말했다.



  CJE&M을 한국의 디즈니로, 김성수의 열망  
▲ 김성수 CJ E&M 대표이사

◆ CJE&M의 미래 열쇠는 디지털 콘텐츠


김성수 대표는 CJE&M이 투자배급한 영화를 디지털 환경에 적합하게 만드는 일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그는 “콘텐츠를 소비할 때 디지털화는 필연적”이라며 “10년 뒤 아시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기업이 되려면 다양하고 독보적인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CJE&M은 지난달 초 영화 전문 서비스 ‘빙고’를 출시했다. 빙고는 인터넷에 기반한 VOD 서비스(OTT)다. 다양한 스마트기기를 통해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영화를 추천한다.

CJE&M은 이 서비스를 글로벌 영화콘텐츠 서비스인 ‘넷플릭스’나 ‘왓챠’만큼 키우려는 계획을 잡았다.

CJE&M 관계자는 “CJE&M은 그동안 OCN을 비롯해 다양한 영화채널을 운영하면서 분류체계를 독자적으로 만들었다”며 “이 노하우를 이용해 빙고의 이용자들에게  맞춤형 영화 추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CJE&M은 지난달 26일 빙고 결제방식에 비트코인을 추가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인터넷 상에서 쓰이는 가상화폐로 한국비트코인거래소를 통해 전자결제 방식으로 쓰일 수 있다. 대기업 중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인정한 곳은 CJE&M이 처음이다.

CJE&M 측은 빙고 이용자들이 소액결제를 주로 이용하며 외국인이나 해외 거주자도 많아 비트코인이 신용카드보다 더 편리하게 쓰일 수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수수료가 1% 이내로 저렴해 기업의 수익이 늘어난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CJE&M 관계자는 “현재 2018년까지 디지털 매출을 2600억 원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비트코인을 도입해 빙고의 해외 사용자가 늘어나면 이것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대표는 디지털로 공급할 콘텐츠를 찾는 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신인감독을 발굴하고 1인 창작자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CJE&M은 2012년부터 신인감독의 작품제작을 지원하는 ‘버터플라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시나리오를 공모해 당선된 작품의 개발비를 지원하고 결과에 따라 투자배급 계약까지 맺는 방식이다.

CJE&M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소녀’ ‘조난자들’ ‘거인’ 등을 개봉했다. 거인은 지난달 말 개봉한 지 2주 만에 관객 2만 명을 모으면서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다큐멘터리 영화 ‘림보’를 비롯한 영화 5편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CJ E&M이 지원하는 1인 창작자 집단 ‘크리에이터 그룹’을 위한 전용 스튜디오가 문을 열었다. 고화질(HD)급 영상제작이 가능한 카메라 등 전문장비와 인력을 갖추고 개인 창작자들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돕겠다는 취지다.

CJE&M 관계자는 “현재 크리에이터 그룹을 통해 1년간 약 200여 명의 새로운 창작자들을 찾아냈다”며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을 지원해 양질의 선순환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계속되는 수직계열화 논란은 악재

김성수 대표는 명량이 흥행했을 때부터 ‘스크린 독점’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CJ그룹 계열사인 CJCGV를 통해 지나치게 많은 영화관을 확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명량은 개봉 당시 국내 2584개의 스크린 가운데 절반을 넘는 1300개를 점유했다.

CJE&M은 공정거래위원회에게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혐의로 제재받을 위기에 처했다. 제재 대신 소비자 피해보상 등 시정방안을 내놓겠다고 제의했으나 공정위는 거부했다.

  CJE&M을 한국의 디즈니로, 김성수의 열망  
▲ 정재찬 신임 공정거래위원장
공정위는 지난 2일 전원회의에서 CJE&M, CJCGV, 롯데쇼핑이 신청한 동의의결을 거부했다. 영화관을 운영하는 CJCGV와 롯데쇼핑과 달리 CJE&M은 영화 투자배급사 가운데 유일하게 제재대상에 올랐다.

공정위는 CJE&M을 비롯한 세 기업이 영화배급과 영화관 운영을 그룹 안에서 동시에 하면서 영화 상영관과 상영기간을 늘려주는 등 지나치게 편의를 봐주고 있다고 본다. 공익에 어긋나는 성격이 강해 동의의결도 받아줄 수 없다는 것이다.

정재찬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4일 인사청문회에서 공정위가 CJE&M 등에 내린 동의의결 거부는 올바른 일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위원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오는 17일 열리는 전원회의에서 제재를 결정한다.

CJE&M은 공정위의 제재 수위에 따라 수백억 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CJE&M은 지난 3분기에 영업손실 124억 원을 냈는데 과징금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CJE&M은 극장을 운영하는 CJCGV와 연계해 수익을 극대화했다”며 “영화산업 수직계열화에 대한 비판과 제재가 커질수록 김성수 대표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최신기사

비트코인 시세 10만5천 달러까지 상승 전망, '고래' 투자자 저가매수 힘 실려
조국혁신당 백선희 '조국' 빈자리 승계, 14일 탄핵소추안 표결 참여할 듯
영풍정밀, 장형진 고문·영풍 이사진에 9300억 주주대표 손해배상 소송
현대차그룹 정의선 "진정한 최고 순간 아직 오지 않았다", 글로벌혁신센터 타운홀미팅
펄어비스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 2025년 출시, 스팀 등록
EU 수소 프로젝트 놓고 불협화음, 독일 보조금 3억5천만 유로 지원 철회
'LG화학·현대차 협력사' 팩토리얼, 전고체 배터리 용량 세계 최초 40Ah 달성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서 설비점검 직원 사망, 가스 누출 추정
TSMC 반도체 '파운드리+패키징' 시장 점유율 33%, 삼성전자는 6% 그쳐
대법원 '이재명 무죄 판사 체포시도'에 "사실이라면 사법권 중대 침해"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